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 아름다운교회’는 문 양이 기부한 3억 원으로 용지 1653m²를 매입하고 전체 면적 165m² 규모의 아동센터를 최근 준공했다. 아동센터는 학습실과 남녀 학생방, 컴퓨터실, 사무실, 화장실 등을 갖췄다.
문 양의 어머니 류모(46·공무원) 씨는 준공에 맞춰 42인치 벽걸이 텔레비전을, 모 기업은 에어컨과 세탁기, 전기오븐 등을 기증했다. ‘아침운동본부’에서도 책 100권을 기증했으며 송지중학교 교사들은 책장을 마련해 줬다.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쪽방 2개와 거실 겸 주방에서 공부를 했던 초 중 고교생 42명은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기자 마냥 행복해했다.
하지만 아동센터 준공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아동센터가 아이들이 숙식을 할 수 없는 미인가 시설로 밝혀져 결국 아이들을 내보내야 할 상황이 벌어졌다.
아동센터는 아이들이 공부만 한 후 귀가해야 하는 시설로 숙식에 필요한 양육시설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다.
아동센터 관계자는 “조부모와 살거나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아 4명에서 20명까지 센터에서 숙식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엊그제 6개월 동안 함께 지내던 한 아이가 친척집으로 돌아갔다”며 “센터가 준공돼 시설은 좋아졌지만 마음은 예전보다 편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문 양의 어머니 류 씨는 “근영이가 좋은 뜻으로 기부한 만큼 관계기관에서도 아이들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현재 공부방으로 허가가 나 있어 아이들이 숙식을 하려면 법인을 설립하고 양호실, 상담실 등 시설을 갖춰야 한다”며 “센터가 양육시설로 허가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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