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호랑이 엄마-코끼리 이모 “동물은 내 운명”

  • 입력 2007년 6월 29일 03시 01분


서울대공원 맹수관 추윤정 사육사, 유인원관 우경미 사육사, 대동물관 김진아 사육사(왼쪽부터)가 각자 돌보고 있는 동물과 함께한 모습. 사진 제공 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 맹수관 추윤정 사육사, 유인원관 우경미 사육사, 대동물관 김진아 사육사(왼쪽부터)가 각자 돌보고 있는 동물과 함께한 모습. 사진 제공 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의 전체 사육사 64명 가운데 여성 사육사는 단 7명. 이들 중 3명은 대공원의 26개관 가운데 가장 업무 강도가 세다는 유인원관, 맹수관, 대동물관에서 일한다.》

서울대공원 맹수관에서 일하는 추윤정(25·여) 사육사는 대공원 호랑이 22마리의 엄마로 통한다. 성격이 예민한 호랑이들의 먹이 주기, 건강상태 점검, 사육관 청소는 물론 관람객들을 위한 호랑이 먹이 주기 공연까지 도맡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했다는 추 사육사의 꿈은 ‘맹수들의 대모(大母)’가 되는 것. 추 씨는 “사나운 녀석들이 나를 알아봐 주고 따를 때 느끼는 기분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한다.

대동물관의 김진아(26·여) 사육사가 하루에 치우는 코끼리 배설물은 500∼700kg. 밤새도록 쌓인 코끼리 5마리의 배설물은 반나절 내내 치워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는 “장마철 수레바퀴가 배설물에 빠져 미끄러질 때면 ‘관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기코끼리의 애교 한 방에 피로가 싹 가신다”며 웃었다.

사육 경력 7년의 베테랑 우경미(27·여) 사육사는 유인원관에서 일한다. 우 씨가 출근과 함께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세계적 희귀종이자 대공원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롤랜드 고릴라를 돌보는 일. 평균수명 30세를 훨씬 넘긴 고리롱(39)과 고리나(30) 부부의 2세 출산을 위해 채소 과일 등 건강식을 챙겨 주는 것은 물론 짝짓기 비디오를 틀어 주며 신경을 쓰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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