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6월 28일자 A1·8면 참조
이들은 한결같이 “대학 교육의 문제를 따지기에 앞서 우수한 인재들이 공대에 지망할 수 있는 사회 풍토를 만들고, 이 우수 인재들에게 ‘공학교육인증제’에 따른 교육을 철저하게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 대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요즘 들어오는 신입사원의 수준이 과거보다 오히려 더 낮다”고 잘라 말했다. 무엇보다 먼저 전국의 의대들이 자연계의 우수 고교생들을 ‘진공청소기’처럼 흡수해 버리는 현상을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우수 학생들이 서울 주요 대학 의대 다음으로 공대를 선택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 의대가 우수 학생들을 다 끌어간 다음에 공대가 그 뒤를 잇고 있는 처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의대 열풍’부터 가라앉히지 않고서는 정말 기업에서 필요한 우수 인력을 공대에서 유치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학계에서는 현장 중심의 기술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공학교육인증제 지원을 요구하는 e메일이 답지했다.
서울 지역의 한 공대 학장은 “공학교육인증제는 장기 과제이기 때문에 도입 8년째인 현재는 방향을 설정하는 단계”라며 “최근 한 대기업이 조사한 결과 ‘인증 학생’이 ‘미인증 학생’보다 뛰어난 입사 성적을 보이며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지난달 국제 공학교육인증 협의체인 미국 ‘워싱턴 어코드(Washington Accord)’의 정회원으로 가입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인증 학생은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게 됐다”면서 “기사의 지적처럼 앞으로 기업과의 정보교환을 확대하는 등 공학교육의 내외적인 혁신을 꾀할 작정”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정부와 대학,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서둘러 공대 혁신에 나서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고 30년 뒤 한국을 먹여 살릴 희망은 공대에 있기 때문이다.
최우열 사회부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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