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종로타워에 웬 스파이더맨?

“벽 타는 게 좋아서….”

암벽 타기 동호회 회원들이 대낮에 도심 한복판의 고층 빌딩에서 외벽 타기를 즐기다 경찰에 적발돼 과태료를 물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 반경 서울 종로2가 종로타워. 33층 높이의 이 건물 아래에서는 경찰과 소방관, 시민들이 가슴을 졸이며 이 건물 7층 외벽에 매달린 한 남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매 없는 티셔츠를 입고 선글라스까지 낀 채 가느다란 로프에 자신의 몸을 의지하고 건물 외벽을 오르던 사람은 암벽 타기 동호회 회원인 조모(21) 씨. 또 다른 동호회 회원 강모(26) 김모(25) 씨는 건물 2층에 올라 로프를 붙잡고 조 씨의 외벽 타기를 돕고 있었다.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되던 중 경찰과 소방관들이 출동해 외벽 타기를 중단하고 내려올 것을 종용했지만 이들의 ‘스릴 즐기기’는 계속됐다.

결국 조 씨는 소방관이 고가사다리차를 타고 7층 벽에 다가간 뒤에야 35분 만에 외벽 타기를 멈췄다.

경찰은 이들에게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항목을 적용해 과태료 5만 원을 부과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러 곳에서 암벽 등반을 즐겨 왔다. 시민들에게 폐가 됐다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