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이나 침수 피해 봤는데…＂ 상습수해지 주민 불안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3동 가라뫼 마을에 18년째 살고 있는 김종환(56) 씨.

주변의 화정동, 행신동에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선 1990년대 중반 이후 그는 지난해까지 5번이나 침수 피해를 봤다.

1996년 첫 수해 이후 고양시는 배수 펌프장을 짓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며 주민들을 안심시켰지만 이듬해에 두 번째 물난리를 겪었다.

1999년 수해간 난 뒤에도 시는 빗물을 배출하는 기존 관로 외에 추가로 관로를 설치했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안방까지 물이 차는 수해를 겪자 김씨와 이웃 주민들은 구청과 시청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김씨는 "주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땅을 돋우는 바람에 앉아서 저지대 주민이 되어버린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수해 이후 고양시와 대한주택공사는 분당 120t의 물을 퍼낼 배수펌프장을 270t 규모로 확대하고, 지름 450㎜규모의 기존 오수 관로도 800㎜로 확대했다. 침수피해 입은 세대마다 하수구 역류방지장치까지 설치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시설을 갖춘 것 뿐 아니라 작은 부분에서 큰 피해가 나지 않도록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해와 복구를 다섯 차례나 반복한 김 씨는 시의 대비책에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했다. 그는 "시가 아무리 수해 예방대책을 세웠다고 강조해도 매년 여름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