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에 숨어있는 논술주제]종이책의 미래는?

  • 입력 2007년 7월 3일 03시 02분


발명은 한 사회 내에 존재하지 않았던 문화적 요소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발명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1차적 발명과 이미 알려진 원리들을 응용한 2차적 발명까지를 포함한다. 이에 비하여 발견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았던 문화적 요소를 찾아내거나 알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발명과 발견 가운데서 문화 변동에 가장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였던 것은 기술이나 도구이다. 불과 철의 발견, 증기 기관과 컴퓨터의 발명 등은 인류의 문화를 구석기 시대로부터 신석기 시대와 철기 시대로 변화시켰으며, 산업 혁명과 정보통신 혁명을 이루었다.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


[TIP] 사회 변동은 인간의 생활환경, 생활 방식, 가치와 믿음, 사회관계와 사회구조 등이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과학 기술 등 물질적 조건과 가치관·이데올로기 등 관념적 조건에 기인한 사회 변동은 문화의 변화도 수반하기 마련이다.

현대 사회는 ‘정보 사회’다. 컴퓨터가 발명되고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삶과 사회구조 전반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1980년)에서 전망했던 미래 사회는 오늘날 그대로 현실화되어서 ‘물결’처럼 우리의 일상생활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다.

활자 매체의 죽음을 맨 처음 선언한 사람은 캐나다 문화인류학자 마셜 맥루한이었다. 1964년에 쓴 ‘미디어의 이해’라는 책에서 그는 활자 시대의 종말과 전자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그는 이제 논리적이고 연속적인 활자 매체의 ‘핫 문화(hot culture)’ 시대는 가고, 순간적이고 비연속적인 전자 매체의 ’쿨 미디어(cool media)’ 시대가 왔다고 보았다. 그가 ‘쿨 미디어’라고 부른 것은 물론 컴퓨터와 텔레비전이었다. 출판사는 기념비적인 그의 저서 맨 첫 장에 ‘구텐베르크여 안녕’이라고 썼다.

[고등학교 ‘독서’ 교과서, 김성곤 ‘구텐베르크와 컴퓨터의 공존’]

종이책이 컴퓨터 ‘책’으로 변화하리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오늘날의 지적·문화적 행위 수단의 중심부에 있었던 종이책은 앞으로 특별한 용도로나 쓰이는 기호품으로 전락하고 그 자리를 컴퓨터가 대신할 것이다.

[고등학교 ‘독서’ 교과서, 배식한 ‘책의 종말’]

[TIP] 책은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다. 고대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에서 파피루스, 죽간을 거쳐 종이책에 이르기까지 책은 인류의 지식을 집적해서 제공해 왔다. 그러나 영상 매체와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구텐베르크 이후 대중화된 책의 형태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빠른 정보 검색과 정보 교환의 시대에 종이책은 한참을 뒤처지기 마련이다.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도 불편하다. 그래서 디지털 파일이 종이를 대신한다. ‘e-book(전자책)’이 등장한 것이다.

LP와 카세트테이프가 CD를 거쳐 MP3로 대체되고, 휴대전화로 TV 시청과 인터넷 검색도 가능한 이 시대에 책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2006년에 이미 문학, 사전, 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만 종의 전자책이 발간됐다고 한다. 국회도서관, 국립도서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운영 도서관도 디지털화하고 있다. 대학 도서관의 전자책 보급률도 높아지는 중이다.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의 위세는 여전하다. 저작권 보호와 단말기 보급 같은 제도·기술적 차원의 문제는 물론이고 종이책만이 줄 수 있는 문자향(文字香)을 즐기는 독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종이책이 “플라스틱 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김성곤 ‘구텐베르크와 컴퓨터의 공존’ 중) 전자책과 공존할지, 아니면 기호품으로만 명맥을 유지하며 차츰 종말을 맞이할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滑熾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