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대입제도와 국내 대학의 교육 수준에 만족하지 못해 아예 외국 대학을 선택하는 ‘교육 엑소더스’의 실태를 입증하는 것으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본보와 ㈜하늘교육이 지난해와 올해 2월 졸업생을 배출한 전국 20개 외고와 6개 자사고의 진학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학교에서 2007학년도에 서울대에 진학한 학생은 321명이었으나 해외 대학 진학자는 371명으로 50명(15.5%)이 더 많았다. 서울대 진학자는 지난해 329명에서 321명으로 8명(2.43%) 줄었으나 해외 대학 진학자는 251명에서 371명으로 48% 증가했다.
학교별로 보면 외고의 서울대 진학자는 262명에서 254명으로 8명 줄었으나 해외 대학 진학자는 199명에서 278명으로 39.6% 늘었다. 자사고는 서울대 진학자가 지난해와 올해 모두 67명이었으나 해외 대학 진학자는 52명에서 93명으로 무려 78.8% 급증했다.
학부모 이모(53·서울 강남구 대치동) 씨는 “외고를 나와도 입시정책이 불리해 좋은 대학의 인기 학과에 진학하기 힘들다”며 “글로벌 시대에 서울대를 나왔다고 인정받던 시대는 지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9월 미국 뉴욕대에 입학하는 박찬진(19) 씨는 “교육 여건이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취업 기회도 훨씬 넓기 때문에 해외 유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2008학년도 대입부터 어문계열 진학자에게만 가산점 혜택을 주는 상황에선 외고생이 인기 학과에 진학하는 데 불리하기 때문에 해외로 떠나는 학생이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해외 대학들은 국내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우수 학생들이 국내 대학을 기피하는 것은 두뇌 유출(brain drain)인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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