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사회영역

  • 입력 2007년 7월 10일 03시 00분


세계화의 추세속에 민족史가 갖는 의미를 밝혀라

주제: 역사란 무엇인가

글 싣는 순서(사회)
번호주제
1개항(1876) 어떻게 볼 것인가?
2지역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3우리 곁의 민주주의
4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
5사회 속의 개인
6의무냐, 목적이냐?
7법은 도덕의 최소한인가?
8붕당의 현대적 의미
9지도, 그대로 믿어도 되는가?
10정치 속의 여성
11성장과 분배, 두 마리 토끼인가?
12개고기가 나쁜 음식인가?
번호주제
13개인 윤리와 사회 윤리
14역사란 무엇인가?
15지형의 변화, 어떻게 볼 것인가?
16국제사회를 바라보는 눈
17자본주의의 변신-시장이냐 정부냐?
18TV 속에 비친 우리 사회
19국가란 무엇인가?
20주전론과 주화론
21가라앉는 섬, 누구의 책임인가?
22정치문화와 한국
23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
24동양적 사고와 서양적 사고

일반적으로 역사는 ‘사실로서의 역사(history as past)’와 ‘기록으로서의 역사(history as historiography)’라는 두 가지 뜻을 지니고 있다. 사실로서의 역사는 객관적 사실, 즉 과거에 일어났던 모든 과거의 사건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아있는 제한된 사료를 통해 과거의 사실을 완벽히 밝혀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기록으로서의 역사는 과거의 사실을 토대로 역사가가 주관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역사는 ‘현재의 선택과 평가’이다. 그러나 역사가 ‘현재의 평가’임을 강조한다는 것이 곧 시대마다 나라마다 제멋대로 서술하거나 자의적으로 역사를 왜곡해도 좋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현재의 선택과 평가는 어디까지나 과거 사실을 밝힐 때 그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과거 사실은 그 자체로 완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할지라도,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평가’로 과거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역사적 진실을 부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역사 연구를 할 때 과학적 인식에 바탕을 둔 학문적 검증은 역사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에 의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온 우리나라의 역사왜곡을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쟁점 1> 왜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인가?

한중일 3국은 역사적으로 매우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져 왔다. 때때로 대립과 갈등, 침략과 전쟁 상황도 있었지만 상당 기간 동안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3국 간에 역사를 둘러싼 갈등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역사 갈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다. 동북공정이란 중국 정부의 직접적 지원 속에서 진행된 만주지역의 역사 연구 작업을 일컫는 말이다. 이 연구 작업을 통해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며, 고구려 민족이 중국의 소수민족의 하나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정치적 현실 때문이다. 중국은 여러 소수민족을 포함하고 있는 다민족 국가이다. 여러 소수민족들이 중국의 변경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그 변경 지방에서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미리 차단하여, 영토의 안정과 국경을 보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동북공정을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과거의 역사에 대한 소유권을 따진다는 것이 무의미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패권 경쟁과 팽창주의적 태도를 감안할 때 동북아 만주사를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중국 측의 의도는 너무도 위험하다. 오히려 우리 민족의 역사의 일부인 고구려사에 대한 중국 측의 역사왜곡에 맞서 사실에 기초한 비판을 가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고구려사에 대한 배타적 집착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은 그 자체 ‘진실’로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실을 위한 비판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고구려사를 보다 올바로 인식할 수 있다.

<쟁점 2> 제국주의 침략을 합리화하는 일본의 역사인식, 과연 정당한가?

앞서 언급한 대로 역사란 불가피하게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의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마음대로 과거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이처럼 위험한 일을 일본은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 19세기 후반 이후 동아시아의 패권국가가 되려는 야욕 속에서 주변국들을 침략해 왔고, 이러한 침략과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우리나라의 역사를 왜곡했다. 그들은 4세기 후반부터 한반도 남부지역에 진출하여 6세기 중엽까지 가야 지역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고 백제 신라 가야를 직접 지배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일본서기의 애매한 서술에만 기초하고 있을 뿐 우리나라의 어떠한 고대사 기록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얼마 전 논란이 크게 일었던 일본의 ‘새 역사 교과서’ 역시 과거의 침략과 식민 정책을 합리화하는 내용은 포함시킨 반면에 이 과정에서 벌어진 범죄 사실, 특히 태평양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강제로 동원된 징용과 일본군위안부 등에 관해서는 서술하지 않거나 은폐 축소하고 있다.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보다 나은 미래는 없다. 아무리 수치스러운 역사라 해도 그것을 인정하고 교훈으로 삼을 때 미래에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 여전히 동아시아의 패권 다툼에 열중하고 있는 일본은 과거의 행위에 반성이 없다. 그들이 진정 동아시아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한다면 침략의 피해를 본 주변국들과 공동으로 동아시아의 역사 서술에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쟁점 3> 세계화 시대, ‘국사(민족사)’는 해체될 것인가?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새 역사 교과서’로 인해 촉발된 동북아 역사 분쟁을 보는 시각 가운데 일부 역사학자들이 ‘국사 해체론’을 주장하고 있다. 국사 해체론을 주장하는 일부 학자들은 ‘민족(nation)’이라는 개념 자체를 근대의 산물로 보며, ‘민족사’ 또는 ‘국사’란 근대에 탄생한 민족국가를 토대로 과거의 역사를 이어붙인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고구려를 만주 지역의 다양한 민족이 모여서 이루어진 국가이며, 한국사와 중국사 중 어느 것에 속하는지 따질 수 없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 못지않게 우리 ‘국사’를 강조하는 것은 역시 동아시아의 ‘역사 분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며,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배타적 태도를 키울 뿐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런 우려를 없애기 위해 그들은 민족사, 즉 국사를 해체해야 한다고 보며, 그 대안으로 ‘동아시아사’를 제시한다. 한국 북한 중국 대만 일본 등 동아시아 5개국이 공동으로 동아시아사를 서술함으로써 국가의 멍에로부터 역사학을 민주화시키고, 그러한 노력이 동아시아의 평화를 이루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이렇게 보면 국사해체론은 미래지향적이고 진보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민족과 국가의 경계가 약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가와 민족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무의미하게 될 것인지는 대단히 의문스럽다. 과거에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아 식민 지배를 당했던 우리 민족의 역사적 경험, 여전히 반성이 부족한 일본의 행보와 중국의 동북공정, 그리고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패권 경쟁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볼 때,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는 국사의 해체보다는 오히려 민족사가 여전히 의미 있고, 현실적으로 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생각 확장하기> 제시문

“역사란 무엇이뇨? 인류 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여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 활동의 상태의 기록이니, 세계사라면 세계 인류의 그리 되어 온 상태의 기록이며, 조선사라면 조선 민족의 그리 되어 온 상태의 기록이니라. 무엇을 ‘아’라 하며 무엇을 ‘비아’라 하느뇨? 깊이 팔 것 없이 얕게 말하자면, 무릇 주관적 위치에 선 자를 아라 하고 그 외에는 비아라 하나니, 이를테면 조선인은 조선을 아라 하고 영-러-불-미(중략) 등을 비아라 하지만, 영-러-불-미(중략) 등은 각기 제 나라를 아라 하고 조선을 비아라 하며, (중략) 그러므로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의 기록이니라.”

<논제>

1. 제시문을 참고하여 중국과 일본의 역사 인식을 각각 비판하라.

2. 제시문을 참고하여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민족사(국사)’가 갖는 의미를 서술하라.

이철광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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