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사회 리더’ 학회장들, 서울대-연대-고대 출신이 49%

  • 입력 2007년 7월 10일 03시 00분


2004년 10월부터 1년간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이관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임기가 끝난 지금도 ‘전 한국헌법학회장’이라는 직함을 소중히 여긴다.

그는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거나 토론회에 참석할 때도 소속 대학에 앞서 학회장 경력을 먼저 소개한다.

이 교수는 “학회장은 공식적으로 학계를 대표하는 자리여서 같은 발언을 해도 사회적 파급력과 신뢰성에서 다른 교수들과 큰 차이가 난다”며 “이 때문에 학회장은 정치권력을 비롯해 어떤 세력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의 지식사회를 움직이고 여론을 주도하는 학회장들은 어떤 사람일까.

본보가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에 등록된 학술지를 발행하는 781개 학회 대표(학회장)의 출신 학교 및 소속 대학을 컴퓨터활용보도(CAR)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대 학부 출신이 284명으로 전체의 36.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또 서울대에 연세대 고려대 출신까지 합친 이른바 ‘SKY’ 대학 학부 출신은 381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8.8%를 차지했다. 지방대 학부 출신으로는 경북대가 34명(4.4%)으로 가장 많았다.

박사 학위를 받은 대학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SKY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학회장이 187명으로 전체의 23.9%로 집계됐다.

특정 대학 출신이 학회장을 많이 맡고 있는 데 대해 학계에서는 한국 사회 특유의 ‘인맥 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대학 박사 출신은 336명으로 전체의 43.0%를 차지했다. 이 중 미국 대학 박사 출신이 210명(해외 대학 박사 중 62.5%)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일본 40명(11.9%), 독일 38명(11.3%), 프랑스 18명(5.4%) 순이었다. 현재 소속된 대학은 서울대 교수가 67명(8.6%)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 32명(4.1%), 고려대 30명(3.8%), 한양대 24명(3.1%), 이화여대 20명(2.6%), 경북대 19명(2.4%), 부산대 15명(1.9%), 전남대 14명(1.8%) 순이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