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거나 토론회에 참석할 때도 소속 대학에 앞서 학회장 경력을 먼저 소개한다.
이 교수는 “학회장은 공식적으로 학계를 대표하는 자리여서 같은 발언을 해도 사회적 파급력과 신뢰성에서 다른 교수들과 큰 차이가 난다”며 “이 때문에 학회장은 정치권력을 비롯해 어떤 세력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의 지식사회를 움직이고 여론을 주도하는 학회장들은 어떤 사람일까.
본보가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에 등록된 학술지를 발행하는 781개 학회 대표(학회장)의 출신 학교 및 소속 대학을 컴퓨터활용보도(CAR)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대 학부 출신이 284명으로 전체의 36.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또 서울대에 연세대 고려대 출신까지 합친 이른바 ‘SKY’ 대학 학부 출신은 381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8.8%를 차지했다. 지방대 학부 출신으로는 경북대가 34명(4.4%)으로 가장 많았다.
박사 학위를 받은 대학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SKY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학회장이 187명으로 전체의 23.9%로 집계됐다.
특정 대학 출신이 학회장을 많이 맡고 있는 데 대해 학계에서는 한국 사회 특유의 ‘인맥 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대학 박사 출신은 336명으로 전체의 43.0%를 차지했다. 이 중 미국 대학 박사 출신이 210명(해외 대학 박사 중 62.5%)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일본 40명(11.9%), 독일 38명(11.3%), 프랑스 18명(5.4%) 순이었다. 현재 소속된 대학은 서울대 교수가 67명(8.6%)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 32명(4.1%), 고려대 30명(3.8%), 한양대 24명(3.1%), 이화여대 20명(2.6%), 경북대 19명(2.4%), 부산대 15명(1.9%), 전남대 14명(1.8%) 순이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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