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이후 고교 동문인 이택순 경찰청장과 골프를 친 유시왕 한화그룹 고문이 관련 기록을 삭제하려고 했던 정황을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보복폭행 사건이 일어난 지 열흘 만인 3월 18일 경기 모 골프장에서 이 청장 부부와 유 고문, 유 고문의 아들 등 4명이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언론 보도 등으로 보복폭행 사건이 알려지고 경찰과 검찰 등이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4월 말 유 고문은 지인을 통해 이 청장과의 골프 기록을 없애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골프 약속이 보복폭행 사건 발생 이전에 정해진 데다 사건 무마를 청탁했다는 아무런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이 청장과 유 고문을 모두 무혐의 처리하기로 했다.
또한 검찰은 서울 남대문경찰서 장희곤(수감 중) 전 서장에게 전화를 해 부하 직원에게 내사 중단을 지시하도록 한 한화건설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을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한편 ‘보복’ 폭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김 회장은 이날 우울증과 불면증 증세로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의 13층 VIP 병실에 입원했다.
김 회장은 2, 3일 동안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뒤 병세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항소심 재판부에 병보석이나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우울증과 불면증, 심장질환과 폐렴 등 6가지 질환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외래 진료를 받았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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