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빗나간 父情

  • 입력 2007년 7월 14일 03시 01분


중학생 아들에게서 돈을 빼앗은 청소년을 때린 40대 아버지가 불구속 입건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아들에게 돈을 빼앗은 중학생을 공원으로 불러내 때리고 PT체조를 시킨 혐의(상해)로 13일 A(42·부동산중개업)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9시 반경 광주 북구 용봉동 공원에서 B(15·중 3년) 군 등 3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이보다 이틀 전 아들(14·중 2년)이 학원에서 돌아오던 길에 다른 중학교에 다니는 B 군 등에게 현금 2000원과 자전거, 안경 등을 빼앗기자 이들의 연락처를 알아내 “공원으로 나오지 않으면 학교와 경찰에 연락하겠다”며 B군 등을 불러냈다.

A 씨는 B 군 일행의 뺨을 때리고, 머리를 벽에 부딪치며 폭행했으며 1시간 정도 팔굽혀펴기, 제자리뛰기, PT체조 등을 시켰다. A 씨는 B 군의 어머니 등이 함께 현장에 나오자 이들에게 “신고하지 않는 대신 훈계를 하겠다”며 보호자들 앞에서 폭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경찰에서 “얼차려를 주고 사과를 받은 뒤 끝내려던 것이 도가 지나쳤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박상을 입은 학생의 아버지가 나중에 상처를 보고 신고해 수사했다”면서 “재벌그룹 회장이 벌인 보복폭행 사건과는 ‘격’이 다르지만 보기에 씁쓸하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