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무단횡단 사고로 숨진 이모 씨의 유족들이 차량이 가입된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보험사 측의 책임을 일부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이 씨는 2005년 9월 19일 오전 1시경 대구의 한 자동차 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이 씨를 뒤늦게 발견한 A승용차의 백미러에 부딪힌 뒤 10∼20m 뒤에서 따라오던 B승용차에 다시 들이받혀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 씨 유족들은 A승용차와 B승용차 운전자가 전방 주시 및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며 보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항소심 법원은 A승용차 운전자는 책임이 없지만 B승용차 운전자가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10%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동차전용도로를 운행하는 운전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행자가 그 도로를 통행·횡단할 것까지 예상하면서 운전할 주의 의무는 없다”며 “운전자에게 안전거리 미확보의 잘못이 있다 해도 이 잘못이 사고 발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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