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강진군 ‘팀제 실험’ 행정에 새바람

  • 입력 2007년 7월 18일 06시 30분


전남 강진군은 2개월 전 실무자-담당-과장-부군수-군수로 이어지는 4단계 결재를 실무자-팀장-부군수-군수의 3단계로 줄인 뒤 대민 서비스가 좋아지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 공무원들이 들고 다니던 ‘보고전(報告傳)’을 없애 업무일지에 결재 내용이나 보고사항을 요약했다가 말로 설명하고 있다.

과(果)와 계(係)를 모두 없애고 전면적인 팀제를 도입한 강진군의 ‘인사 실험’이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강진발(發) 인사 실험

강진군은 5월 8일부터 기존 13개 실·과 56개 담당(계장)을 1실 25팀으로 바꿨다.

4급(서기관)이 유일하게 실장을 맡은 기획정책실도 이름만 ‘실’일 뿐 ‘계장’ 등 중간 책임자가 없고 실무자 12명만 있어 사실상 ‘팀’으로 운영된다.

25개 팀의 팀장은 5급(사무관) 11명과 6급 직원 14명이 맡았다. 기존에 담당(계장)직을 맡았던 6급 30여 명은 팀원이 됐다.

그동안 일부 자치단체가 부분적인 팀제를 실시했지만 기존 조직을 완전히 없애고 결재 단계를 줄인 대규모 개편은 강진군이 처음이다.

팀제 도입으로 군수는 핵심 시책과 인사, 재정, 대외협력, 의회업무만 챙겨 결재 비율이 4%에서 0.9%로 낮아졌다.

반면 민선 이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된 부군수(4급)와 팀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전결 처리 비율이 부군수는 12%에서 14%로, 팀장은 76%에서 85%로 높아졌다.

김상수 조직관리팀장은 “팀장과 팀원에게 상당한 권한과 책임을 주면서 일하는 풍토가 조성되고 행정력의 과밀지대와 사각지대가 동시에 없어지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 행정의 질 높아졌다

팀제로 바뀌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주민에 대한 행정 서비스가 빨라졌다는 점이다. 이전에 여러 부서가 관여하던 업무를 한 팀이 전담하면서 효율성이 커진 것.

5월 초 도암면 만덕간척지 논 204ha 가운데 84ha가 강수량 부족과 간척지 담수호의 염분농도 상승으로 염해(鹽害)를 입었다.

새로 꾸려진 건설팀은 양수기 20여 대를 동원해 3, 4단 양수를 실시하고 농촌일손돕기 인력을 투입해 모 보식작업과 재이앙작업, 용수로 퇴적 토사 제거작업을 벌였다.

김찬주 건설팀장은 “조직개편 전에는 이런 피해가 발생했을 때 건설과 재해계나 농정과 농지계 등 여러 부서가 나서 업무 능률이 떨어졌지만 건설팀이 전담하면서 신속하게 피해 복구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5월 한 달간 매일 팀장 회의를 하면서 조직 개편에 따른 문제점을 분석해 개선했다.

축구장 등 체육시설 공사를 맡은 스포츠기획팀에 기술직 공무원이 없어 토목건축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시되자 업무를 도시개발팀으로 넘기는 등 90여 건을 재조정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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