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미술협의회 관계자는 "예일대 미술사학과 크리스틴 메링 교수로부터 신정아 씨의 박사학위가 가짜임을 입증하는 이메일을 4월 9일 받았으며 이를 4월에 동국대 교수로 재직중인 협의회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동국대측에 전달된 자료는 메링 교수의 확인서, 신정아씨의 가짜 박사논문과 표절 대상이었던 1981년 버지니아대 논문의 일부였다"라며 "이 자료를 받은 동국대 교수가 이를 학교 당국에 제출한 것은 늦어도 5월"이라고 말했다.
메링 교수의 확인서에는 "본인은 그런 학생(신정아)이나 그런 논문(신정아씨가 임용 당시 동국대측에 제출했던 가짜 박사학위 논문)은 들어 본 적도 없다"고 단언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메링 교수는 신씨의 가짜 박사학위 논문에 지도교수 겸 심사위원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었는 인물이다.
대학미술협의회 관계자는 "2005년 임용 당시에도 대미협에서 신정아씨에 대한 배경 조사를 해서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 이를 동국대에 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신씨 본인 주장과 달리 서울대에 등록한 적이 없는 사실, 예일대 미술사학과에 최근 5년 간 석박사학위자 명단을 조회한 결과 신씨가 없었던 사실, 예일대 동창회 명단에 없었던 점 등이 당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재 진상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 동국대 관계자들이 신씨의 가짜 학위 의혹이 가짜라는 이같은 결정적 증거를 입수하고서도 묵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씨는 1994년 캔자스대(The University of Kansas)에서 서양화와 판화 복수전공으로 미술 학사(BFA)학위를, 1995년 캔자스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뒤 2005년 예일대 미술사학과에서 박사(Ph.D.)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런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상태다.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신씨는 2005년 9월 동국대에 특채 임용됐으나 당시 동국대는 학위 확인이나 성적표 등 임용서류 접수 등 검증을 위한 통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또 동국대가 자체 진상조사 착수 이후에도 늑장 대응을 해 온 점도 문제다.
동국대는 신씨의 학·석사학위가 가짜임이 공식 확인됐다고 언론이 보도한지 나흘이 지난 15일에야 캔자스대에 확인 공문을 발송했다.
동국대는 또 11일 기자회견에서 "2005년 신씨 임용 당시 캔자스대에 학위 조회 공문을 보냈다"고 주장했으나 17일 `공문이 접수된 적이 없다'고 캔자스대 당국이 확인했다는 사실을 보도되자 당일 밤에 부라부랴 보도자료를 배포해 예전발표를 뒤집었다.
동국대는 자체조사 결과를 20일 열리는 재단 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지만 그동안 보여온 석연치 않은 태도로 인해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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