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음표 하나 바꿔도 저작권 침해

  • 입력 2007년 7월 23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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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와 동요 사용에 관한 계약을 맺고 동요 테이프를 제작 판매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음표 하나를 바꿨더라도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0단독 배기열 판사는 동요 '올챙이와 개구리'의 작곡가 윤모(41·여) 씨가 "내 동의 없이 음표를 바꿔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한솔교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한솔교육 측은 윤 씨에게 1000만 원을 물어주라"며 윤 씨에게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저작물은 저작권자의 인격을 표현한 것인데 저작물의 변경을 쉽게 허용하면 저작자의 감정을 해치고 창작 의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단순한 오류를 바로잡거나 사소한 부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저작자의 동의를 얻어야 저작물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비록 윤 씨의 동의 없이 바뀐 것이 음표 하나에 불과하지만, 곡 전체의 분위기가 작곡자의 의도와 다르게 바뀔 수 있다"며 "음표 변경이 실수 때문이라 해도 저작물에 대한 동일성 유지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1993년 10월 한솔교육 측과 자신이 작곡한 동요 16곡의 사용에 관해 계약을 맺은 윤 씨는 한솔교육 측이 동요 '손발체조' 중 '미'음 하나를 '라'음으로 바꿔 비디오 테이프와 CD를 만들어 판매하자 소송을 냈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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