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고궁-박물관 답사 아는 만큼 보인다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2분


《주요 대학들이 2010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사를 인문사회계열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사는 복잡한 연대표나 생소한 용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국사 공부를 쉽고 재미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교생용 학습사이트 ‘1318하이(www.1318hi.com)’의 김승범 국사 강사는 “국사를 잘하려면

먼저 선조들의 삶과 문화에 흥미를 가져야 한다”며 “당시 사회상을 살피고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답사가 제격”이라고 조언했다.》

○ 답사, 어디로 갈까?

답사는 명확한 목적을 정한 뒤 이에 따라 행선지를 정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 답사를 통해 무엇을 알고 싶은가’에 대해 미리 고민해야 한다.

선조들의 생활상과 사회 분위기 등을 살펴보고 싶다면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각각의 유물들을 분류 전시하는 박물관이 좋다.

경북 경주시에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에는 신라시대와 통일신라시대의 유물이 많다. 선사시대실부터 신라와 통일신라의 토기실, 공예실, 조각실 등이 있어 생활상을 자세히 알 수 있고, 천마총과 성덕대왕신종 등 책에 등장하는 유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

충남 부여군의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 문화를 연구하고 조사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백제 전문 박물관이다. 부여를 중심으로 충남에서 출토된 청동기와 철기 시대의 유물들과 사비 시대의 백제 유물, 삼국시대 유물이 많다. 청소년 문화학교와 어머니 박물관교실 등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고대국가의 문화를 엿보고 싶다면 경남 김해시의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유적들을 살펴보면 좋다.

하지만 박물관마다 소장하고 있는 유물과 전시품의 수량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방문에 앞서 홈페이지를 통해 보고 싶은 유물이 전시 중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조상들의 종교와 종교 예술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사찰 답사가 제격이다. 사찰의 위치나 건물 배치 등을 통해 풍수지리나 종교적 이념을 알 수 있다.

사찰의 탑과 벽화, 불상 등에서는 시대별 종교예술의 특징을, 각각의 건축물에서는 시대별 건축양식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경북 안동시 봉정사 극락전, 경북 영주시 부석사 무량수전, 충남 예산시 수덕사 대웅전을 찾으면 고려 전기에 유행한 주심포 양식을 확인할 수 있다.

신분사회였던 조선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궁 답사가 좋다. 서울 시내 5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만 둘러봐도 왕족들의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 답사, 어떻게 할까?

답사에 앞서 명심해야 할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고궁 담장도 사전에 공부한 이들에게는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염원이 담긴 유물로 다르게 보인다.

사찰도 마찬가지다. 사찰의 지리적 위치나 구조물이 배치된 이유를 알 수 있다. 답사에 앞서 관련 정보를 수집해야 역사 공부에 효과적이다.

박물관은 우선 소장 유물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사전 자료조사를 위해서는 박물관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국립박물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 유물에 대한 사진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찰을 방문한다면 해당 사찰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 건물 배치, 구조 등에 대해 미리 알아본다.

특히 특정 시대의 특징이 담긴 불상, 탑, 건축 양식이 있다면 항목별로 특성을 정리해 답사할 때 눈으로 다시 한번 확인해 보자. 사찰 답사의 하이라이트는 탑이다. 탑의 종류와 형태 등에 따라 사찰의 종파와 건립 시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불교가 전래된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목탑을 건립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대부분의 목탑은 소실됐고 석탑들이 주로 남아 있다.

부처의 사리를 보관하는 것을 석탑, 승려의 사리를 봉안한 것을 부도라고 한다. 탑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만 있다면 사찰이 건립된 시대적 배경과 종파를 유추해 낼 수 있다.

궁궐 답사에서는 건물 이름을 미리 학습한 뒤 방문하면 도움이 된다.

가령 임금의 숙소였던 경복궁 강녕전(康寧殿)은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강녕전에서 아침을 먹고 자경전으로 가서 대비에게 문안을 올리고 사정전으로 가서….’

이처럼 왕이나 왕비의 생활을 상상하면서 고궁을 돌아보면 좀 더 재미있는 답사가 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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