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영재학교 2차전형 ‘창의적 문제…’ 문제 보니…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2분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KSA)의 2008학년도 신입생 원서 접수 결과 144명 모집에 2916명이 지원해 20.25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수도권 출신 중학생이 1491명으로 전체의 51.1%를 차지했고 부산 출신이 497명으로 17%였다.

15일에는 2차 전형으로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를 실시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요구돼 정형화된 문제에 익숙한 학생들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2차 전형 문제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분석하고 전형 방법을 알아본다.

○ 수학은 한국올림피아드 1차 시험 유형으로 출제

과학영재학교의 선발시험은 일반 학생에겐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 시험에서 수학은 수학적 재해석이 필요 없는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1차 시험 유형으로 출제돼 경시대회에 익숙한 학생은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4문제 중 한두 문제는 비교적 쉽고 나머지는 깊은 사고나 수식 활용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절반 이상을 풀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번 문제는 소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숫자의 자릿수를, 2번에서는 사각뿔에서 삼각형의 닮은꼴, 넓이, 부피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3번은 삼각형의 외접원에 대한 각의 변화 등을 묻는 문제로 지난해 KMO 1차 고등부 문제 11번과 유사했다. 4번은 함수의 관계식을 활용해 함수를 정의하고 함숫값을 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지난해 문제가 지나치게 어려워 되레 변별력이 낮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올해는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반응이다.

○ 생물-지구과학은 체감 난도 높아

물리 영역은 소리의 파동과 마찰력, 자기력 등에 관한 문제가 나왔다. 마찰력과 자기력에 관한 문제는 고교 공통과학 수준이었다. 또 숭어의 움직임을 통해 부력과 추진력, 마찰력을 알아보는 문제도 출제됐다.

화학은 상태의 변화, 물질의 분리, 밀도와 용해도 등 고교 수준의 개념 이해를 요구했다. 손난로의 원리와 공장 지역에서 날아온 분진의 카드뮴 함량 조사 방법 등에 관한 문제가 나왔다.

생물은 고교 생물Ⅱ 수준의 개념을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로 체감 난도가 매우 높았다는 평가다. 바이러스의 생장 곡선과 곤충에 대한 식물의 방어체계 등을 묻는 다소 생소한 문제였다.

지구과학은 일식과 월식, 태양계 행성의 위성, 대기 중의 물과 관련된 문제로 고교 지구과학Ⅰ 수준의 이해도가 필요했다. ‘지구에서 개기월식을 관찰할 때 달에서 바라보는 입장을 서술하라’는 창의적 사고력이 요구되는 문제도 있었다.

태양계 행성의 위성에 관한 문제는 교과 과정에 없는 부분으로 평소 과학 잡지나 신문의 과학 관련 기사에 관심을 가졌던 학생들이 유리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2008학년도 경쟁률 20.25 대 1 역대 최고

대략 6월부터 진행되는 1차 전형에서는 최근 2년 이내의 수학 과학 정보 경시대회 수상 실적, 학교생활기록부, 실적물,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으로 영재성을 평가해 1800명 안팎을 뽑는다. 자신의 특별한 영재성과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는 탐구보고서, 독후감, 창작품, 에세이 등을 함께 제출할 수 있다.

7월 중순에 실시되는 2차 전형은 수학·과학적 사고력을 기반으로 통합적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수학은 3, 4문제(120분), 과학은 영역별로 3, 4문제(각 60분)가 출제된다.

수학은 대수, 기하, 이산수학 등이 자주 나오지만 ‘종이접기’ ‘위치 정하기’ ‘하노이의 탑’ 등 소재가 다양하다. 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각 영역에서 원리를 깊이 이해하고 자료를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8월 중 4일간의 캠프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면접에서는 수학 문제의 풀이 방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해 설명하고 과학 영역별 실험주제에 맞춰 탐구 방법과 개념, 원리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학영재학교에 진학하려면 시도 및 지역교육청이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에 다니거나 수학·과학올림피아드 준비를 하면 도움이 된다.

와이즈만영재교육원 이미경 중등과학팀장은 “과학의 경우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영역에서 고르게 뛰어난 능력을 지니면서도 특정 분야에서 영재성이 있으면 유리하다”며 “다양한 독서와 깊이 있는 공부를 통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