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제시문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
[가] 3km 떨어져 있는 두 마을 A, B가 있다. 마을 A에는 200명의 초등학생이, 마을 B에는 100명의 초등학생이 있다. 정부에서는 두 마을 초등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위하여 중학교를 새로 세우려고 한다. 과연 어느 곳에 중학교를 세워야 하겠는가?[서울시교육청, ‘읽기에서 논술까지(고등학교)’]
[나] 산업혁명과 더불어 자본주의 경제가 점차 발전해 가던 영국에서는 개인의 이익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조화시키는 일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서 공리주의가 등장하였다.
그 대표자라 할 수 있는 벤담(Bentham, J·1748∼1832)은 행복이란 다름 아닌 쾌락이고, 고통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는 사회는 개인의 집합체이므로 개개인의 행복은 사회 전체의 행복과 연결되며, 더 많은 사람이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은 그만큼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이른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도덕과 입법의 원리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모든 쾌락이 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생각한 벤담은 쾌락과 고통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계산법까지 제시하였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다] 자유 민주주의는 다채로운 의견과 다양한 이익의 표출을 전제로 하는 정치제도이기 때문에 만장일치의 합의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자유 민주주의는 충분한 토의 과정을 거쳐 몇 가지 의안을 성립시킨 다음, 그 가운데에서 가장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는 의안을 최종 의사로 선정하는 ‘다수결의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 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이념이기 때문에, 부결된 개개인의 소수 의견도 함부로 묵살해 버리지 않는다. 비록, 다수결로 어떤 결정이 내려졌다고 하더라도, 그 시행 과정에서는 가능한 한 소수 의견 중에서 의미 있는 요소를 반영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그뿐만 아니라 부결된 소수 의견을 낸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 놓고 있다. 또한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과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입헌주의제와 대의 제도, 권력 분립주의와 선거 제도, 복수 정당 제도 등을 갖추고 있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라] 정의의 원칙들은 무지의 베일 속에서 선택된다. 그 결과 원칙들을 선택함에 있어서 아무도 타고난 우연의 결과나 사회적 여건의 우연성으로 인해 유리하거나 불리해지지 않는다는 점이 보장된다. 모든 이가 유사한 상황에 처하게 되어 아무도 자신의 특정 조건에 유리한 원칙들을 구상할 수 없는 까닭에, 정의의 원칙들은 공정한 합의나 약정의 결과가 된다.
각자가 상호 동등한 관계에 있게 되는 원초적 입장의 여건들이 주어질 경우, 도덕적 인격으로서의, 즉 자신의 목적과 정의감을 가진다고 생각되는 합리적 존재로서의 개인들에게 이런 최초의 상황이란 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 원초적 입장이란 적절한 최초의 상태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거기에서 도달하게 된 기본적 합의는 공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서 ‘공정으로서의 정의’란 말이 적합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정의의 원칙이 공정한 최초의 상황에서 합의된 것이라는 생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명칭은 정의라는 개념과 공정이라는 개념이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마치 ‘은유로서의 시’라는 구절이 시라는 개념과 은유라는 개념이 동일하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
원초적 입장에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상이한 두 원칙을 채택할 것이다. 즉 첫 번째 원칙은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의 할당에 있어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며, 반면에 두 번째 것은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 예를 들면 재산과 권력의 불평등을 허용하되 그것이 모든 사람, 그중에서도 특히 최소 수혜자에게 그 불평등을 보상할 만한 이득을 가져오는 경우에만 정당한 것임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소수자의 노고가 전체의 보다 큰 선에 의해 보상된다는 이유로 어떤 제도를 정당화하는 일을 배제한다. 다른 사람의 번영을 위해서 일부가 손해를 입는다는 것은 편리할지는 모르나 정의롭지는 않다. 그러나 불운한 사람의 처지가 그로 인해 더 향상된다면 소수자가 더 큰 이익을 취한다고 해도 부정한 것은 아니다. 직감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은 모든 사람의 복지가 그들의 만족스러운 삶에 필수적인 사회 협동 체제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득의 분배는 가장 곤란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포함해서 그 사회에 가담하는 모든 사람의 협력을 이끌어 내도록 이루어져야 한다.[존 롤스, ‘정의론’]
[논제 1] (나)의 관점에서 (가)에서 제기된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 방안에 대하여 논술하되, 판단의 근거를 수식을 이용하여 설명하시오.
[논제 2] (가)에서 제기된 문제 상황의 해결 방안에 대하여 합의를 이루지 못하여 두 마을 초등학생 전부가 모여 투표로 문제 상황을 해결한다고 가정하자. 예상되는 결과를 말하고, 그 결과를 (나), (다)의 관점에서 평가하시오.
[논제 3] (가)에서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제안이 있다고 하자.
제1안 : A 마을에서 2km, B 마을에서 3km인 지점에 학교를 세우자.
제2안 : A 마을에 학교를 세우자. |
(라)의 관점에서 제1안과 제2안에 대하여 더 나은 수정안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있다면 제시하고, 없다면 그 이유를 제시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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