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5년만에 들통난 ‘퍽치기’

  • 입력 2007년 7월 24일 03시 03분


대전에 사는 고교 동창생 이모(22) 씨와 최모(22) 씨는 22일 밤 집으로 들이닥친 경찰을 보고 “이 밤중에 웬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이내 꼬리를 내리고 순순히 경찰을 따라 나섰다. 경찰이 자신들도 잊고 있었던 고교 시절의 범행을 들이댔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고교 2학년 때인 2002년 11월 11일 새벽 대전 서구 월평동 길가에서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술에 취해 귀가하던 정모(48·노동) 씨를 폭행해 현금 50만 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이들은 이후에도 두 차례에 걸쳐 같은 수법으로 3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더 갈취했다.

버젓이 고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한 뒤 취업을 준비 중인 21일까지만 해도 이들의 범행은 완전 범죄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이들이 버리고 간 정 씨 휴대전화에서 이 씨의 지문을 떠놓았고 올해 4월 주민등록 행정전산망을 조회해 마침내 이들의 덜미를 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지문이 선명한데도 조회가 안 됐고 정 씨도 범인을 10대 중후반으로 지목해 지금쯤 주민등록증이 발급됐을 것으로 보고 다시 조회를 했다”며 “죄 짓고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씨 등은 경찰에서 “이미 끝난 일인 줄 알았는데…”라며 혀를 찼다. 경찰은 23일 이들에 대해 특수강도(공소시효 10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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