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피서도 즐기고 묵은김치도 맛보세요”

  • 입력 2007년 7월 27일 06시 32분


“묵은 김치 드시고 힘내세요.”

한반도 최남단인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에서는 올해도 피서객에게 묵은 김치를 나눠준다.

송지면 새마을부녀회는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송지면 산정마을 앞 도로에서 묵은 김치 나눔 행사를 갖는다. 올해 피서객들에게 제공되는 묵은 김치는 5000여 포기.

부녀회원들은 땅끝마을과 송호리해수욕장, 사구미해수욕장 등의 길목인 이곳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회용 용기에 담아 나눠줄 예정이다.

올해로 5년째 맞는 이 행사는 땅끝마을 여름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감칠맛 나는 묵은 김치를 먹어 본 외지인들이 이 기간에 맞춰 피서를 올 정도다.

부녀회는 달마산 청주사 인근 휴경지에 9월 말 배추 모종을 심어 12월 중순에 수확한 뒤 김장을 담가 땅속 깊이 묻는다.

해풍을 맞고 자란 배추에 멸치젓과 새우, 조기 등을 갈아 넣고 지하수가 흐르는 곳에 보관하기 때문에 8개월이 지난 뒤에도 싱싱하고 맛이 새콤하다.

박달명(60) 부녀회장은 “5년 전 땅끝마을을 찾는 관광객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마을별로 묵은 김치를 모아 나눠줬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며 “첫해 모은 김치는 맛이 제각각이어서 이듬해부터는 직접 재배한 배추로 김장을 담가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송지면 새마을 부녀회는 도로 풀베기나 폐식용유로 제작한 비누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소외된 이웃도 돕고 있다. 장날이면 송지면 복지관을 찾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대접하고 결식아동 급식비도 지원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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