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충북대 박물관 박선주(고고미술사학과) 교수팀은 개토제(開土祭)를 올리고 본격적인 유해 발굴에 나선다.
박 교수팀은 이를 위해 사건 당시 이 마을에 살던 박모(당시 15세) 씨 등 주민 2명의 증언과 지표 조사를 통해 쌍굴다리 주변 6곳(450여m²)을 발굴 대상지로 확정했다.
박 씨 등은 “학살 사건 보름 뒤인 8월 중순경 동네 어른들과 함께 쌍굴다리 아래에 뒤엉켜 있던 시신 40∼50구를 인근 야산 등으로 옮겨 임시 매장했다”고 제보했다.
발굴팀은 이들이 시신을 묻은 곳으로 기억하는 쌍굴다리 인근 야산과 농경지 등에 유해가 집단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책임조사원 1명 등 13명으로 구성된 발굴팀은 40일가량 작업을 진행한 뒤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올해 안에 확인할 계획이다.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사건 현장 인근에 조성될 ‘노근리 역사공원’ 옆 합동묘역에 안치된다.
영동군은 국무총리실 산하 ‘노근리 사건 희생자 심사 및 명예회복 위원회’를 통해 2억 원의 유해 발굴 예산을 확보했다.
한편 영동군과 노근리사건피해자대책위원회(위원장 정은용)는 이날 사건 발생 57주기를 맞아 피해자와 유가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위령제를 올린다.
올해로 9번째를 맞는 위령제는 헌화, 분향, 추모사에 이어 지역 예술인들이 추모시 낭송과 추모곡 연주, 진혼굿 등을 펼친다.
정 위원장은 “올해는 유해 발굴이 시작되고 세계대학생 인권평화캠프 등도 함께 열려 노근리 사건의 참상을 알리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