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지만 20여 년 전까지 한국의 화장실은 사실상 두 종류였다. 수세식과 재래식.
하지만 요즘 한국은 '화장실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청결함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주목도 받고 있다.
11월 2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한국 주도로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도 열린다. 창립총회 조직위원회의 정미경 홍보팀장의 도움을 받아 서울과 수도권에서 가장 특색 있는 화장실 들을 소개한다.
▽여성을 배려한 화장실=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호수길에는 '꽃이 있는 나루'라는 이름의 화장실이 있다. 세련되게 디자인된 실내를 생화와 벽화로 장식했다.
여자 화장실 칸수(25개)가 남자화장실(6개)의 4배가 넘는 것이 특징이다. 화장실 한 칸의 공간도 일반 여자 화장실보다 훨씬 넓어 여성들의 반응이 좋다.
▽전망 좋은 화장실=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 전망대의 '하늘화장실'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33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탑 클라우드' 화장실은 탁 시원한 전망 때문에 유명하다.
두 화장실 모두 남자 화장실의 벽면이 안에서만 내다볼 수 있는 통유리로 되어 있어 탁 트인 전경을 즐길 수 있다.
남자 화장실 벽이 통유리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여자 화장실에도 칸마다 안에서만 볼 수 있는 창을 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서울 광진구 아차산 긴골지구 체육공원 옆 등산로에 있는 화장실은 오두막 형태로 지은 친환경 화장실이다. 배설물을 하수구로 보내는 대신 박테리아를 이용해 정화시킨다.
▽축구공 화장실=2002 한일 월드컵을 치르면서 수원에는 축구공 모양 화장실이 두개 지어졌다.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맞은 편 야외음악당에 있는 화장실과 수원 월드컵경기장 외곽에 있는 월드컵 화장실 두 곳.
월드컵 화장실은 2014년 월드컵 주최를 노리는 브라질의 화장실협회 관계자들이 한국에서 보고 간 뒤 브라질 빌예냐시 광장에 똑같이 짓기로 했다.
이 밖에도 빨강, 검정, 노랑 등 강렬한 색상의 조화가 두드러진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화장실, 휴지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관리자에게 연락이 되는 한강 뚝섬지구의 '유비쿼터스 화장실'도 특색 있는 화장실로 꼽혔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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