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세계 일류대학 꿈꾸는 포스텍의 ‘행정 혁명’

  • 입력 2007년 8월 22일 0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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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포스텍 행정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포비스’ 시스템을 활용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텍
21일 포스텍 행정직원들이 사무실에서 ‘포비스’ 시스템을 활용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텍
“‘월말 스트레스’에서 해방됐습니다.”

포스텍(포항공대) 법인 재무팀에서 14년째 근무하는 장윤형(42) 씨는 요즘 월말에도 일찍 퇴근해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몇 달 전만 해도 월말이 다가오면 대학 전체의 각종 자금 운용업무를 결산하느라 일주일 넘게 야근을 하기 일쑤였다.

지금은 ‘D+1 결산 시스템’ 덕분에 하루 만에 한 달 결산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 것.

장 씨는 21일 “복잡했던 행정업무가 이렇게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어 놀랐다”며 “남는 시간에 다른 업무를 볼 수 있어 효과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포스텍이 100억 원을 들여 올해 3월부터 도입한 ‘포비스(포스텍 비전 정보시스템)’가 대학 행정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 줘 주목을 받고 있다.

포비스는 대학과 법인, 가속기연구소의 모든 업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교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자료를 공유하며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구불구불하던 비포장 도로에 ‘행정고속도로’를 뚫은 셈이다.

특히 ‘D+1 결산 시스템’이 포비스 도입 3개월 만에 실제 적용된 것은 일류 기업의 업무 시스템보다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부서별로 계약이나 발주에 관련된 서류가 이 시스템 도입 이전에는 연간 50만 장에 달했지만 지금은 전혀 필요 없게 됐다.

교수들의 연구과제를 위한 행정 절차도 확 줄었다. 이전에는 연간 1400일에 1억6000여만 원이 들던 ‘연구과제 생성’ 행정도 지금은 연간 350일, 4000만 원으로 대폭 간소화됐다.

포스텍이 이 같은 행정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대부분의 세계적 대학이 우수한 연구력뿐 아니라 행정력에서도 고도의 효율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텍 프로세스혁신팀 최학순 팀장은 “포스텍이 2020년까지 세계 20대 연구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대학 전체의 행정운영 체계도 투명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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