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외환은행에 4억 원 배상

현대자동차 노조 총무실장과 공모해 노조창립일 기념품 납품비리를 저지른 업체가 범행 과정에서 은행에 끼친 손해를 현대차 노조가 대신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황병하)는 한국외환은행이 "현대차 노조는 D사가 우리를 속이고 거액을 대출받는 데 공모한 만큼 D사가 갚지 않은 대출금을 대신 갚을 의무가 있다"며 현대차 노조를 상대로 낸 약정금 등 반환 청구소송에서 "현대차 노조는 외환은행에 4억 원을 물어주라"고 은행 측에 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외환은행은 현대차 노조 총무실장과 D사가 공모해 허위납품 계약서를 제출한 데 속아 대출해 줬기 때문에 현대차 노조는 D사가 대출금을 갚지 않아 은행이 입은 손해를 대신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5월 노조창립 19주년을 맞아 조합원들에게 줄 기념품 납품업체로 D사를 선정했다. 그러나 D사가 자금 부족으로 납품 일정에 차질을 빚자 D사와 공모해 외환은행에 허위 납품 계약서를 제출해 4억 원을 대출받을 수 있게 했다.

이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 현대차 노조 총무실장인 이모 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D사 대표 박모 씨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