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백로 살리자니 대나무가 울고…

  • 입력 2007년 9월 4일 07시 06분


태화강변 철새 배설물에 삼호대숲 고사 위기

생태연구팀 “폐석회 뿌려 숲 생장 촉진시켜야”

울산 태화강변의 대나무가 철새의 배설물 때문에 고사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소장 이기섭)는 최근 환경부 지정 울산지역 환경기술센터의 의뢰를 받아 ‘태화강 삼호대숲의 조류가 삼호대숲에 미치는 영향 및 효율적인 관리방안 연구’ 용역조사 중간보고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는 내년 2월 완료 예정으로 올해 5월부터 용역조사를 진행 중이다. 태화강 대숲에는 까마귀류가 겨울철에 최대 4만6000마리, 백로류는 여름철에 최대 35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의 조사 결과 토양의 산도(pH)는 백로 서식지에서는 3.7∼4.1, 까마귀 서식지에서는 4.1∼4.4로 인근 토양에 비해 강산성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로와 까마귀의 배설물 때문이며, 높은 산성도가 대나무 생장을 저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철새 배설물 때문에 땅 표면뿐만 아니라 지하 10∼20cm 깊이까지 총 이온함량이 높게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철새 배설물 때문에 고사되는 대나무가 약 20%에 이른다”며 철새와 대나무를 모두 보존하기 위한 방안으로 △백로와 까마귀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 대나무를 간벌하지 않고 △대나무 생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폐석회를 땅에 뿌려줄 것을 권고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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