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만 졸업한 그는 ‘특선 작가’의 명성을 유지하고, 작품 값을 높이기 위해 대만의 한 국립대 대학원에서 서양화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속였고 개인전도 여러 번 열었다. 하지만 그림을 파는 것만으로는 생계가 곤란하자 ‘위작’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10월 박수근 화백의 ‘나무와 두 여인(樹下人物圖)’을 베낀 그림을 대전의 모 치과의원 K(50) 원장에게 2000만 원에 팔았다. 당시 서 씨는 “1억 원 이상 가는 진품인데 싸게 주겠다”는 말로 K 원장을 속였다.
또 지난해 7월에는 가보로 물려받은 고려청자를 팔아 아들 병원비를 마련하려는 대전의 E(45·여) 씨에게 접근해 “화가라서 비싸게 파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청자를 받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한국고미술협회에 그림 감정을 맡겨 위작임을 확인한 K 원장의 신고로 그의 사기 행각은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6일 서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 씨 집에서는 박수근 화백의 ‘절구질하는 여인’ 위작도 발견됐다”며 “위작을 산 사람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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