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제재’ 법정싸움 가능성

  • 입력 2007년 9월 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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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실질반영비율을 둘러싼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고려대의 이의 신청과 상관없이 정원 감축 또는 모집정지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사립대는 교육부가 제재를 언급한 4일 고려대에 정원 감축을 통보한 시점에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도 검토해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7일 “고려대에 대한 정원 감축 통보는 교수 미충원에 따른 정상적인 행정절차”라며 “고려대가 이의 신청을 통해 충원 의지를 밝히고 협의를 했다면 제재 유예 등을 검토했겠지만 늦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고려대에 대한 정원 감축 사유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상 감사원 등 타 기관을 의식해서라도 (정원 감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는 13일까지 이의 신청 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교육부가 제재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괘씸죄’에 걸린 것이라며 반발했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교육부의 통보 시점이나 감축 규모를 보면 표적 제재로밖에 볼 수 없다”며 “부정입학이 적발된 다른 대학은 정원을 3% 감축한 반면 고려대는 교수 충원율이 0.6%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원의 4.2%를 줄였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2004년 병설 보건전문대와 통합하며 2006년 4월까지 전임교원 비율을 58.1%로 높일 예정이었지만 8명이 적은 57.5%밖에 채우지 못했다. 2005년 3만5801명이던 등록 학생이 2006년 3만7340명으로 1539명이나 늘어났기 때문.

주요 사립대들은 특히 교육부가 지난해와 올해 수시, 정시모집의 내신 실질반영비율 및 등급 간 점수차 등을 7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은 제재를 위한 수순 밟기로 보고 있다. 7일까지 100여 개 대학이 이 자료를 냈지만 등급 간 점수차 등을 쓰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20%대 초반으로 발표한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요구하는 내신 가이드라인은 입학전형 계획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교육부가 계획이나 사회적 책무성 등을 근거로 제재를 하면 행정소송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신 반영비율로 시작된 이 갈등이 로스쿨 선정 과정으로 이어진다면 교육부와 대학들의 대립은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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