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전 실장의 경질과 맞물려 주목을 끄는 인사는 홍 전 총장을 비롯해 장윤 전등사 주지,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 등이다.
검찰은 이날 "이번 사건의 수사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 같다"고 말해 이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진전할 전망이다.
우선 홍 전 총장은 신 씨의 교수 임용은 물론 휴직 및 보직 변경을 사실상 주도한 인물이다.
검찰은 홍 전 총장의 이 같은 행동이 본인의 말처럼 "유능한 교수를 초빙하려는 욕심"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외압'에 의한 것이었는지를 밝히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홍 전 총장의 측근들은 "홍 전 총장이 신 씨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본인만이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어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신 씨를 홍 전 총장에게 소개한 사람이 밝혀질 경우 '외압'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신 씨의 가짜 학위를 최초로 언론에 폭로한 장윤 스님은 신 씨의 가짜 학위파문이 한창이던 7월 8일 변양균 당시 정책실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그는 변 실장을 만난 다음날 "신 씨가 큐레이터로 능력이 탁월하다는데 박사학위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한갑수 당시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장윤 스님은 신 씨 파문이 처음 불거진 7월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변 전 실장과의 만남이 보도된 직후부터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 "말 못할 압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검찰은 홍 전 총장의 소환에 앞서 장윤 스님을 소환하려 했으나 그는 소환 요구에 불응한 채 잠적했다.
한 전 이사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신 씨의 감독 선정 의혹과 관련해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고 밝혔으나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당시 선정위원들은 "추천위원도 아닌 한 전 이사장이 주도해 신 씨를 후보로 포함시켰다"고 말하고 있어 검찰 조사에서 석연치 않은 감독 선정 과정이 밝혀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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