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실장 거짓말 행진…“신 씨와 친분 없다”

  • 입력 2007년 9월 11일 03시 01분


언론과 접촉 피하며 “법적 대응” 으름장

“공무원 30년 바르게 한 사람” 큰소리도

“나, 공무원 30년 바르게 한 사람입니다.”

변양균 대통령정책실장은 신정아 씨 비호설에 대해 딱 한 번 입을 열었다. 지난달 31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 오찬 때 기자들과 맞닥뜨린 자리에서였다.

당시 변 실장은 신 씨를 비호하기 위해 장윤 스님에게 ‘압력성 회유’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변 실장의 비호설이 처음 제기된 건 지난달 24일. 장윤 스님의 입을 통해서였다. 신 씨의 가짜 학위 의혹을 처음 제기한 장윤 스님을 7월에 만나 압력성 회유를 했다는 것.

의혹이 제기되자 변 실장은 펄쩍 뛰었다.

변 실장은 의혹이 불거진 날 곧바로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미술에 관심이 많아 신 씨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을 뿐 개인적 친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장윤 스님과는 불교계와 동국대의 현안 때문에 만난 것” “전화는 한 일이 없다”며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거론했다.

이후에도 변 실장은 청와대 대변인 뒤에 숨어 거짓말로 일관했다.

지난달 27일 그는 대변인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에 일일이 답변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뒤로 숨기에 바빴다.

28일 “법적 대응을 위해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힌 뒤에는 대변인을 통한 간접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는 겸임교수로 있는 부산의 모 대학 강의까지 취소했고, 퇴근한 뒤에는 집이 아닌 청와대에서 가까운 호텔에 머물며 언론을 철저히 따돌렸다.

파문의 당사자인 신 씨 역시 7월 16일 도망치듯 미국으로 출국한 후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에 “논문을 표절했을 뿐 학위는 진짜”라고 주장하며 택시를 타고 급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후 신 씨는 경북 청송군에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 가끔 전화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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