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이응로 화백은 예산사람” “무슨 말씀, 홍성사람”

한국 근현대 미술계의 거장인 고암 이응로(1904∼1989) 화백의 출생지를 놓고 충남 예산군과 홍성군이 ‘내 고장 사람’ 공방을 벌이고 있다.

홍성군은 1919년판 이 화백 문중 족보를 공개하면서 이 화백 일가의 출생지 등이 적힌 부분에 ‘홍성 동막’이라는 지명이 있다고 밝혔다.

홍성군 관계자는 “홍성 동막은 현재의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 동막마을”이라며 “이 화백이 홍성에서 태어났다는 새로운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산군은 이날 “족보는 말 그대로 문중의 사적인 기록으로 이 화백의 제적부(출생증명서)에 예산군 덕산면 낙상리 출생이라고 돼 있는 법정 기록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두 지방자치단체의 공방은 5월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대전에 개관한 이응로미술관 측이 예산군이 제시한 고암의 제적부를 토대로 이 화백의 연보와 도록에 ‘충남 예산 출생’이라고 기록하자 홍성군이 반발하고 나선 것.

홍성군은 중계리 일대에 이응로 생가 복원 및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예산군은 이 화백을 ‘예산의 인물’로 지정해 기릴 계획이다.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