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처방이란 같은 질병으로 여러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거나 같은 병원 내의 다른 진료과에서 동일한 처방전을 받는 것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재희(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에만 전체 의약품 처방 건수의 1.9%인 42만1351건이 중복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 처방이 가장 많은 성분은 소화제 계통이었지만 중복 횟수가 가장 많은 것은 최면진정제(수면제)나 신경안정제 등 향정신성의약품이었다. 실제 한 달간 중복 처방을 가장 많이 받은 상위 5명의 처방 내용을 분석한 결과 5명 모두 수면제 성분인 ‘주석산졸피뎀’을 중복 처방받았다.
특히 A(34) 씨는 이 기간 주석산졸피뎀을 무려 51회나 중복 처방받아 하루 평균 2건씩 수면제를 받았고 B(39) 씨는 35회, C 씨는 30회였다.
중복 처방이 늘어나면서 3건 이상 중복 처방된 상위 10개 성분 중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3개를 차지했다. 주석산졸피뎀 성분은 총 2113건의 중복 처방이 이뤄져 전체에서 5위를 기록했다. 신경안정제 성분인 ‘디아제팜’은 1175건으로 7위, 또 다른 수면제 성분인 ‘트리아졸람’은 819건으로 9위를 기록했다.
전 의원은 “수면제나 향정신성의약품은 과다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약품의 중복 처방으로 연간 1400억∼2000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되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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