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기획전, 2003년 19개 사업중 최하 평가

  • 입력 2007년 9월 17일 03시 01분


‘변-신 조사’ 불밝힌 서부지검 ‘신정아 게이트’의 장본인들인 신정아 씨와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검찰에 출두한 16일,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조사를 계속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검 5층 형사1부(부장 백찬하) 사무실의 불은 이날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았다. 원대연  기자
‘변-신 조사’ 불밝힌 서부지검 ‘신정아 게이트’의 장본인들인 신정아 씨와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검찰에 출두한 16일,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조사를 계속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검 5층 형사1부(부장 백찬하) 사무실의 불은 이날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았다. 원대연 기자
신정아 씨가 2003년 정부 예산인 문예진흥기금 1200만 원을 지원받은 사업이 당해연도 미술 분야로 지원받은 19개 사업 중 최하위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일부 심사위원 사이에선 “도저히 지원해 줄 수 없는 허술한 사업이었다”는 지적이 나와 지원 자격이 되지 않는 사업을 누군가의 외압으로 인해 억지로 지원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 씨는 2003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국내 회화 및 설치미술 작가 10여 명이 참여하는 ‘Korean Tradition in Contemporary’라는 전시회를 기획하겠다며 200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4000만 원의 지원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2002년 12월 4차례의 회의를 거쳐 신 씨의 사업에 1200만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이 16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심사채점표에 따르면 신 씨의 사업은 평균 66.9점을 받아 그해 미술 분야 선정 작품 19개 중 최저 점수를 받았다.

특히 12명의 심사위원이 평균과 비슷한 점수를 부여했던 다른 지원 건과 달리 신 씨의 사업에 대해서는 심사위원별로 점수 차가 컸다.

한 원로작가는 신 씨에게 100점 만점을 줬고 한 서양화 전공 교수는 96점을 줬다. 반면 20점을 준 위원이 2명이고, 40점을 준 위원도 있었다.

한 위원은 통화에서 “작가들이 하와이에 같이 가서 전시한다는 것 외에 참신하거나 새로운 점이 없었다”며 “도저히 지원할 만큼의 사업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낮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100점을 준 원로 작가는 “오래되어서 그 사업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신 씨는 사업을 지원한 지 몇 년 뒤 전시회에서 한 번 만난 적은 있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장 의원이 입수한 회의록을 보면 위원들은 지원 신청 사업 중 ‘이민 100주년’을 맞이해 하와이에서 진행할 4개의 사업에 대해 논의하면서 다른 사업 계획이 훌륭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신 씨의 사업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 회의는 주로 지원해야 하는 사업에 대해 논의한 자리였다.

신 씨가 지원 신청한 사업에 높은 점수를 준 한 심사위원은 본인이 이 전시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이 위원과 신 씨가 이미 친분이 있었을 가능성은 물론 심사 과정의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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