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장차관으로 재직했던 기획예산처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가 변 전 실장이 청와대와 예산처에서 근무할 당시 ‘직무상 권한을 이용한 예산 특혜 지원’에 집중되면서 ‘부처 출범 이후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예산처는 검찰 수사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으나 예산 특혜 의혹에 대해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예산처는 한 해 200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의 편성 및 배분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다른 부처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하지만 그만큼 부침(浮沈)도 심했다.
예산 결정 기능은 경제기획원이 맡고 있다가 1994년 기획원과 재무부의 통합으로 재정경제원으로 이관됐다.
하지만 외환위기 후 ‘공룡 부처’인 재경원의 권한 비대화에 대한 반성으로 1998년 2월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이 신설됐고 1999년 5월에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이 현재의 예산처로 통합됐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예산처의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새 정부 출범 이후 예상되는 정부 조직개편 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경제부처의 한 간부는 “현 정부 들어 예산처의 힘이 부쩍 커지면서 스스로 부처 약칭을 옛 기획원을 연상시키는 ‘기획처’라고까지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한 만큼 예산처가 다시 조직개편 대상이 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예산처의 한 공무원도 “불가피하게 조직에 나쁜 영향을 줄 것 같다”며 걱정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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