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교내 농성 학생들, 천막 철거하라”

  • 입력 2007년 9월 20일 03시 00분


지난해 4월 발생한 고려대 교수 감금 사태로 출교 또는 유기정학을 당한 학생들이 출교 처분 철회를 주장하는 농성을 위해 학교 안에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단독 이정석 판사는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이 “학교 본관 앞 천막을 철거해 달라”며 출교당한 강모(26) 씨 등 17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고려중앙학원 측에 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교법인은 학생들을 교육하고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학교시설을 관리할 권한을 가지므로 학문 연구에 방해가 되고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시설의 철거를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천막 농성은 학생들이 주도하는 자치활동의 영역에 속하지만 대학의 터를 사용하는 것이므로 학생들도 대학 당국의 지시를 따를 의무가 있다”며 “강 씨 등은 학교 안에 천막을 설치하고 그 터를 1년 5개월 가까이 배타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미 학생으로서 정당한 학교시설 이용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고려대는 통합된 고려대 병설 보건대 2, 3학년생들이 총학생회 투표권을 요구하며 교수 9명 등을 학교 본관에 17시간 동안 감금하자 강 씨 등 7명에 대해 출교 조치하고 김모(23) 씨 등 5명에게는 1개월 유기정학의 징계를 내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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