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펴고 눈밑지방 빼면 나도 완소남…중년남성 ‘회춘성형’

  • 입력 2007년 9월 23일 03시 01분


박모(31) 씨는 오른쪽 눈에만 쌍꺼풀이 짙게 나 있어 ‘눈 콤플렉스’에 시달려 왔다. 왼쪽 눈 쌍꺼풀 수술을 받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때마다 “남자가 그런 걸 가지고 고민하느냐”는 친구들의 빈정거림 때문에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나 박 씨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 22일 큰맘 먹고 성형외과로 향했다. ‘남자라고 성형외과에 가지 말란 법이 어디 있나’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성형외과를 찾는 남성이 최근 2, 3년 사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40대 이후 중년 남성들의 성형 건수가 급속히 늘었다.

본보가 올 1월부터 7월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 성형외과 6곳에서 실시한 전체 성형수술 28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25%인 696명이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성성형 건수는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했다.

남성의 성형 부위는 쌍꺼풀 수술과 눈밑 지방·주름 제거 등 눈 주변이 30.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코 성형이 29.6%, 주걱턱 교정 등 얼굴 윤곽을 바꾸는 수술이 19.5%인 것으로 집계됐다.

10∼30대 남성은 주로 코 수술을 많이 했다. 이 연령대의 남성 중 37%가 코 수술을 받았으며 그 다음은 눈 주변(27.8%), 얼굴 윤곽 수술(25.5%)의 순이었다.

의사들은 “이 연령대의 남성이 코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이유는 취업이나 직장생활에서 휜 코나 낮은 코가 대인관계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성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쌍꺼풀 수술을 가장 많이 받는다. 의사들은 “여성과 남성의 성형 이유가 다르다”면서 “여성은 눈을 크게 하거나 쌍꺼풀을 만들어서 예뻐 보이려고 하는 심리가 큰 반면 남성은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성형수술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40대 이후부터는 이른바 ‘회춘 성형’이 유행하고 있다. 낮은 코와 휜 코 같은 ‘신체적 약점’을 고치는 대신 젊게 보이기 위해 눈밑 지방을 제거하고 처진 눈을 쌍꺼풀로 만회하는 것. 최근 B 성형외과에서 두 차례 눈밑 주름 제거 공개강좌를 열자 중년 남성이 100명 가까이 몰려든 것도 이런 심리를 반영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40대 남성의 경우 코 수술은 10.3%에 그친 데 반해 눈 주변 성형수술이 35.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60대 남성의 경우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져 전체의 51.7%가 눈밑 지방이나 주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대부분의 중년 남성은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젊게 보이게 해 달라고 말한다”며 “이런 유형의 남성들은 대부분 눈밑 지방이나 주름 제거 수술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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