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강도당해 돈 뺏겨”… 30대 실직가장 허위신고

30대 실직 가장이 추석인데도 집에 가져갈 돈이 없자 “강도를 당했다”고 허위 신고를 했다가 들통났다.

22일 경남 창원경찰서에 따르면 A(34) 씨는 21일 “오후 5시경 집 근처에서 오토바이를 탄 20대 남자 2명이 차를 가로막고 시비를 걸어 내렸더니 갑자기 흉기를 들이대며 옷으로 두 손을 묶었다”며 “거래처에서 수금한 207만 원을 모두 빼앗겼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하던 중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했다. A 씨의 몸에 강도와 싸운 상처가 없고, 옷도 스스로 찢은 흔적이 역력했던 것.

경찰은 A 씨를 추궁했고 결국 그는 “실직 사실을 집에 알리지 못한 가운데 추석을 맞아 집에 돈을 못 가져가는 핑계를 만들기 위해 허위 신고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플라스틱 문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A 씨는 7월 초 무단결근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어 실직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경찰에 연행된 사실도 아내에게 알리지 않고 아버지에게만 연락했다.

경찰은 “경제적으로 궁했던 사정이 딱하기는 하지만 경범죄처벌법상 허위신고 혐의로 즉결심판에 회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창원=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