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주요 정당이 반대 여론을 의식해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국립대 법인화 법안이 17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가능성도 크다.
교육부는 당초 지난해 국립대법인화법을 통과시켜 법인화를 원하는 국립대는 곧바로 전환해 주는 등 2010년까지 서울대 등 5개대를 법인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열린 ‘자율 선택에 따른 국립대 법인화를 위한 공청회’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 등의 저지로 무산되면서 추진 일정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립대를 법인화하면 국고 지원 축소와 기초학문 고사, 등록금 인상 등으로 교육 여건이 열악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국립대가 현재 정부 조직 형태로 운영됨에 따라 인사나 학사 운영이 경직되고 경쟁에 뒤처져 법인화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법률이 재정 지원과 교직원 신분 보장을 명시했을 뿐 아니라 원하는 대학만 전환하도록 해 합리적”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다시 공청회를 열고 관계 부처 협의 및 이견 조정을 거쳐 올해 3월 국립대법인화법을 입법 예고했다.
6월 임시국회에는 교육부가 국립대법인화법을 제출했지만 사립학교법과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법) 등 굵직한 현안에 밀려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특히 사학법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으로 국회 교육위원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국립대법인화법은 교육위 전체회의에도 상정되지 못한 상태다.
국립대 법인화 관련 주요 쟁점 | |||
쟁점 | 법인화 반대 | 법인화 찬성 | |
재정 | 지원 | 법인 전환 시 국고 지원 축소 | 지속적인 재정지원 의무를 법률로 명시 |
등록금 | 지원 축소로 등록금 인상 불가피 | 등록금 인상 가이드라인 설정. 과도한 인상 시 정부재정지원금 삭감 | |
학문 | 기초학문 | 학문 상업화로 비인기 기초학문 위축 |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 육성 의무를 법률로 명시 |
지방대 | 지방 국립대 고사해 지역 간 불균형 심화 | 자율 선택이므로 원치 않는 대학은 현행 체제로 존속 | |
조직 | 교직원 | 비공무원 신분으로 전환돼 불안정 | 교직원의 고용승계 보장 및 공무원연금 수준의 지원 방안 마련 |
이사회 | 정부 추천인사 2인이 포함돼 대학에 대한 정부 통제 우려 | 사회적 책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 | |
자율성 | 이사회가 외부인사 위주로 구성돼 자율성 침해 | 학내 구성원 중심의 폐쇄적인 운영에서 개방적 운영체제로 전환 |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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