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경찰관은 자신의 근무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지하철을 타고 가며 성추행을 저질렀지만 수사 경찰은 ‘충동 범행’으로 결론짓고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27일 경기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서울 금천경찰서 소속 장모 경사가 11일 오전 8시 20분경 지하철 2호선에서 직장인 여성 A(24) 씨를 성추행하다 붙잡혀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당시 경찰에서 “방배역부터 장 경사가 뒤에 서서 계속 몸을 비볐다”며 “뒤를 돌아보며 여러 차례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장 경사의 추행은 두 정거장이 떨어진 교대역까지 계속됐다”고 말했다.
장 경사는 마침 지하철에 함께 타고 있던 경기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소속 수사관 3명에게 성추행 장면이 목격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지하철경찰대 관계자는 이날 “장 경사가 ‘충동적인 범행이었다. 반성한다’고 말해 11일 오전 중 조사를 마치고 불구속 입건한 뒤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하철경찰대는 당시 장 경사가 근무지와 정반대 방향으로 향한 이유와 추가 범행에 대해서는 장 경사의 진술만 듣고 조사를 종결했다.
금천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장 경사가 형이 사는 잠실로 가던 중이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사건 당일 장 경사는 오전 9시부터 금천경찰서에서 교육을 받게 돼 있었다”며 “왜 그 시간에 금천경찰서와 반대 방면으로 갔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하철경찰대는 장 경사가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바로 금천경찰서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으나 금천경찰서는 이날 본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감찰 조사에 나섰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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