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한국의 ‘링컨센터’ 세운다

  • 입력 2007년 9월 28일 06시 38분


인천 송도국제도시 1, 3, 6공구 12만2344m² 규모의 ‘인천경제자유구역 아트센터(IAC)’ 건립 사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아트센터 내 문화단지와 지원단지 시설을 짓기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10월 중 설립하기로 했고, 지휘자 정명훈 씨 주도로 문화단지 운영에 대한 종합계획(마스터플랜)이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특혜 공방을 펼치고 있다.

○ 세계 최고의 문화상품을 키워 보자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개발하기로 한 문화단지 4만4016m²를 3배가량으로 늘려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나 일본 도쿄의 오페라시티홀을 능가하는 세계적 수준의 아트센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문화단지 개발에 소극적인 NSIC의 문화단지 예정 용지를 사들이기로 했고, 정명훈 씨가 참여하는 예술재단과 함께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10월 중 인천시를 대신한 인천도시개발공사와 정 씨의 형이 운영 중인 공연예술기획사 CMI, 국내외 업체가 30억 원 안팎의 자본금으로 법인을 구성하게 된다는 것.

아트센터는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연결하는 인천대교와 151층 높이의 인천타워 인근 국제업무지구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아트센터는 공연시설이 밀집된 문화단지(5만6394m²)와 호텔, 오피스빌딩, 판매시설이 들어설 지원단지(5만5950m²)로 구분된다.

대부분 상업용지인 지원단지 개발을 통해 거둔 수익으로 문화시설 건설비와 운영비를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문화단지에는 호주 오페라하우스와 같이 음악 공연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관람석 1700석의 메인 콘서트홀과 뮤지컬, 오페라 공연이 이뤄지는 1500석의 다목적 홀이 2009∼2012년에 들어선다.

또 음악 영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음대와 디자인센터, 도서관, 기숙사가 공연장 인근에 건립된다.

○ 브레이크 없는 사업 추진

시는 세계적 수준의 문화 명소를 만들기 위해 정 씨의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콘서트홀과 음향시설 등 공연시설 설계부터 건축 문제까지 정 씨의 조언을 받고 있다. 또 문화단지 종합 개발 및 운영 계획과 학교 유치를 CM 측에 의지하고 있다.

인천지역 문화예술단체가 이 같은 사업 추진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은 “공개적인 의견 수렴 절차나 전문가의 통제 장치 없이 서울의 일개 공연기획사에 아트센터 건립 사업을 맡긴 꼴”이라며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책임질 사람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인천도시개발공사를 통해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사업이 무산되면 CMI도 비용을 책임지는 약정서를 맺어 놓았다”고 밝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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