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차게 도전하세요, 노년이 건강합니다”

  • 입력 2007년 10월 1일 03시 00분


■ 일본 신노인회 회장 히노하라 박사 방한

《“장수의 비결은 활기차게 살고 운명은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많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운동을 안 하면 신체가 더 노쇠하고 아프게 되는 법이죠.” 올해 96세인 일본 신노인회 회장 히노하라 시게아키(사진) 박사의 말이다. 그는 67년간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현역 내과 의사이자 30년 동안 250권의 책을 저술해 대부분이 일본에서 100만 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요즘도 아사히, 요미우리 등 일간지와 문예춘추를 비롯한 10개의 월간지에 글을 쓰고 있어 수백만 명의 고정 독자가 있다.》

그는 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차흥봉),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소장 박상철) 등 한국노년학계의 공동 초청을 받아 1일 오후 1시 서울 잠실 롯데호텔 3층 크리스털볼룸에서 ‘건강하고 밝은 노년생활’을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30일 내한했다.

“오래 살려면 하루 섭취 칼로리를 현재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여야 합니다.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면 몸이 스스로 거기에 밸런스를 맞추기 때문에 점차 가뿐해지고 더욱 활동적으로 바뀝니다.” 그는 잘 때 누워서 자지 말고 엎드려서 자라고 충고했다.

―일본의 신노인회는 어떤 단체인가.

“신노인회는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으며 이웃과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 수 있는가를 같이 생각하고 실천해 나가자는 취지로 만든 단체다. 나이에 상관없이 활기차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노년 생활의 새로운 모델이 되자는 운동이다.”

신노인회는 히노하라 박사가 2000년 창립했다. 현재 회원은 5000명이고 내년까지 1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노인회 활동에는 3가지 지침이 있다. 주변 사람들과 서로 사랑하며 살고, 지금까지 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일을 해 보면서, 참는 마음을 단련하자는 것이다. 그는 요즘도 하루 5시간만 자며 하루 1300Cal를 섭취하고 18시간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통 노인에게 당신처럼 왕성한 활동을 하라고 하면 겁을 먹고 포기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결국은 습관이다. 습관이 몸을 만들고 정신을 만든다. 못 한다거나 안 해 봤다는 마음 자세가 문제다. 나이 들어도 용기를 내서 무슨 일이든 새롭게 해 보는 게 중요하다. 그럴 경우 정신이 활성화될 수 있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자식이나 가족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행복하지 못한 노인이 많다. 경제력도 주요 변수다. 본인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가.

“그럴수록 좋은 친구를 많이 만들고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가족이나 여건의 종속변수가 돼선 안 되고 스스로 독립변수가 돼야 한다. 좋은 친구는 삶의 불만을 해소해 주고 위안이 될 수 있다.”

그는 아이들의 성장에는 학교보다 가정이 훨씬 중요하다며 노인들은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손자 세대는 노인들의 말을 ‘설교’라고 생각하고 귀찮아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바로 그것이 문제다. 전달법을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아이들의 정서를 이해해야 하고 그들의 언어를 사용해서 대화해야 한다. 요컨대 아이들이 상대가 나이든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해야 한다.”

―아이들의 정서와 언어를 배우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외국에서 혼자 살게 될 경우 최소한의 현지어를 익히지 않으면 안 된다. 젊은 세대와의 대화법도 마찬가지다. 아이들과의 소통에 관심과 열의가 있다면 금방 익힐 수 있다. 문제는 노인 스스로 젊은 세대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태도다.”

그는 많은 독자를 갖고 있는 비결에 대해 “아마도 사람들은 나의 글에서 새로운 발상을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가끔 초등학교에 자원봉사를 나갑니다. 열 살 전후의 아이들에게 생명이 무엇이며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면 자신의 가슴에 손을 갖다댑니다. 그러면 나는 말하죠. 심장은 생명을 유지하는 펌프에 불과하고 정작 생명은 바로 네가 쓰고 있는 시간이라고요. 그 생명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결국 너 자신에게 달렸다고 말하죠. 정말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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