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2명의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 보성경찰서는 지난달 29일 구속된 어부 오모(70·보성군 보성읍) 씨가 한 달 전 대학생 김모(21·1년) 씨와 여자친구 추모(20·1년) 씨를 자신의 0.5t 어선에 태웠다가 추 씨를 바다에 빠뜨렸다고 진술함에 따라 범행 동기 등을 캐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서 오 씨는 “8월 31일 보성군 회천면 율포 나루터에서 바다 구경을 시켜 달라는 남녀 대학생 2명을 배에 태웠다가 남학생이 뱃머리에서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진 뒤 여학생이 놀라 비명을 질러 겁이 나서 바다로 밀어뜨렸다”고 진술했다.
추 씨는 실종 3일 뒤인 지난달 3일 율포항 건너편인 고흥군 도양읍 앞바다에서, 김 씨는 같은 달 5일 율포항에서 10km 정도 떨어진 득량면 앞바다에서 각각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오 씨가 김 씨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시체부검 결과 김 씨의 오른쪽 발목이 부러지고 몸에 타박상이 있는 점으로 미뤄 오 씨에게 피살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또 경찰의 추궁 끝에 오 씨는 숨진 조모(24·회사원) 씨와 친구인 안모(23·간호사) 씨 등 20대 여성 2명에 대해 “배 안에서 성추행을 하려는데 반항해 숨지게 했다”고 털어놨다.
당초 오 씨는 “조 씨가 조업을 방해하며 귀찮게 굴어 바다에 밀어 넣었지만 안 씨는 스스로 물에 뛰어들었다”고 진술했다. 조 씨와 안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율포에서 오 씨의 어선을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실종된 뒤 하루 뒤 인근 해역에서 변시체로 발견됐다.
오 씨는 경찰에서 “반항하는 조 씨 등과 배 안에서 몸싸움을 하다 함께 바다에 빠져 혼자 배 위로 올라왔고 조 씨 등이 배에 오르지 못하도록 쇠갈고리가 달린 어구로 밀어낸 뒤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보성=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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