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로 논술 잡기]언어영역

  • 입력 2007년 10월 1일 03시 01분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에게 가난은 단지 불편함일 뿐일까

주제: 가난, 숙명? 자업자득?

<교과서 학습활동 맛보기>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외환위기 이후 7년 동안 우리 사회의 양극화 정도가 2.1배 심해졌다. 신동균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가 발표한 ‘외환위기 이후 소득 분배 양극화의 추이, 원인 및 정책적 시사점’이란 논문을 보면, 1997∼2004년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 패널의 가구 총소득에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한 양극화 지수가 1997년 0.0485에서 2004년 0.1032로 2.1배 증가했다. 이 지수가 커지면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뜻이다. <△△ 신문>

(나)-1 보건사회연구원이 작년에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전체 실업률은 2%에서 3.1%로 소폭 높아졌지만, 빈곤층 실업률은 5.1%에서 11.7%로 2배 이상 늘었다. 직업이 없는 빈곤층의 자활(빈곤 탈출)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 일보>

1언어와 매체 특성
2민족의 운명과 개인의 삶
3세계화와 우리
4부조리한 현실과 대응
5물질적 조건과 삶
6삶은 허무한가?
7사랑과 삶
8빠름과 느림
9가족을 말한다
10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의 미래
11인간이 풀어야 할 과제, 환경
12희생, 사랑, 순종은여성의 미덕인가?
13욕망은 더러운 것인가?
14대학과 학문
15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16노동은 천한 것인가?
17애국주의의 명암
18가난, 숙명? 자업자득?
19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
20희미한 옛사랑의 노래, 민주주의
21혼자만 살지 말고 같이 살자
22자연 친화, 도피? 은인자중?삶의 본연의 모습?
23영원한 소외 지대, 농촌
24예술은 면죄부일 수 있는가?

(나)-3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 계좌에 5억 원 이상을 예치하고 있는 이른바 ‘거액예금’의 잔액이 모두 7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현재 계좌당 5억 원 이상의 저축성 예금은 총 6만6000개로 금액으로는 총 179조296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잔액이 50억 원을 넘는 ‘초거액 계좌’도 계좌 수로는 5787개(8.8%), 금액으로는 99조1780억 원(55.8%)에 달했다. 이처럼 5억 원 이상의 예금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2배 이상 늘었다. 즉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금융 소득이 전혀 없는 가구는 81.2%나 된다. 부동산 소득이 없는 가구도 90.3%에 달한다. 전체 가구의 10∼20%만이 금융소득과 부동산 소득을 올리고 있다. <□□ 신문>

(다)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樓)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여름 산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이 그 무릎 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을 기를 수밖에 없다.

목숨이 가다가다 농울쳐 휘어드는

오후의 때가 오거든,

내외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

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옥이 끼일 일인 것이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무등을 보며’- 서정주]

<교과서 학습활동 활용하기>

1. (가)의 양극화의 원인을 (나)-1, 2, 3의 내용을 종합하여 분석하시오.

2. (다)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인 상황을 (가), (나)의 내용을 활용하여 구체적으로 지적해 보시오.

<논술로 다가가기>

[논제] (가), (나)의 현실을 토대로 (다)의 화자가 가지고 있는 가난에 대한 태도의 의의와 한계를 논하시오.

<논제 해설>

우선 (다)의 시에 대한 감상이 필요하다. (다)의 화자는 가난이란 한낱 우리 몸에 걸친 누더기처럼 불편한 것일 뿐, 우리의 ‘타고난 마음씨’는 오히려 빛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푸른 산이 그 기슭에 지란(영지와 난초)을 기르듯이, 아무리 궁핍하더라도 우리는 슬하(무릎 아래)의 자식들을 소중하고 품위 있게 기를 수밖에 없다는, 의연한 긍정의 자세를 취한다.

(다)의 화자의 태도에서 의의를 찾자면, 궁핍 속에서도 인간의 품위를 지키려는 태도에서 가난에 절망하지 않는 의연함과 가족 간의 사랑과 신뢰를 잃지 않으려는 성실함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가), (나)의 구체적 현실을 바탕으로 본다면, 다음과 같은 한계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빈곤이 참으로 힘겨운 현실문제인 사람들에게는 가난에 대한 화자의 순응주의적 태도와 극단적인 정신주의적 태도가 오히려 사치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자신의 빈곤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대안이 될 수 없다.

전문규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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