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 선진리성 입구 조명군총(朝明軍塚) 옆에 있는 이총은 한일불교복지협회장인 자비사 주지 삼중 스님이 1990년 4월 일본 교토(京都)의 이총 봉분에서 채취한 흙을 국내로 가져와 사찰에 봉안했다가 2년 뒤 조명군총 옆에 묻으면서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상석만 올려놓은 상태로 안내판도 없었다.
사천시문화원(원장 박동선)과 삼중 스님은 사천시가 2001년부터 50여억 원을 들여 추진해 온 조명군총 성역화 사업에 맞춰 군총에서 20여 m 떨어진 곳에 이총을 별도로 안치하고 귀 형상의 비석도 세웠다. 환국 17년 만에 7m² 남짓한 안식처를 마련한 것.
사천시문화원은 1일 오전 10시 제409주기 조명군총 위령제 및 이총 이전 안치식을 연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 대표로 이상구 성균관 유도회 상임위원과 삼중 스님 등이, 일본에서는 일한불교복지협회장인 가키누마 산신 스님이 이끄는 ‘일본 참회 사절단’ 10여 명이 참석한다.
일본의 이총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전공을 입증하기 위해 조선 군인과 양민 12만6000명의 코와 귀를 잘라 소금에 절여 가져간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사당 앞에 큰 무덤을 만들어 묻은 것이다.
조명군총은 정유재란이 한창이던 1598년 10월 1일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이 선진리성에 주둔 중인 왜군을 물리치기 위해 출전하던 중 진중의 화약고가 폭발하면서 전열이 흐트러진 순간 왜군의 기습 공격으로 7000여 명이 몰살당한 뒤 왜군에 의해 묻힌 무덤이다. 경남도지정 기념물 80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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