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계로 오일달러 수익금을 활용해 학교 병원 도로 등 각종 인프라를 건설했다. 선왕의 유지를 이어받은 아들 셰이흐 모하메드는 ‘100% 탈석유 경제구조’를 달성하기 위해 새 전략을 수립했다. 석유 시추대만 박힌 사막의 땅에 생기와 열망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전 세계인이 모여들어야 한다고 보고 투자 유치를 활성화했다.
오늘날 두바이는 사막의 건조함이 아닌 오아시스의 활력으로 ‘실패를 제외한 모든 것이 가능한 도시’가 돼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변모했다. 이는 국제무역을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인 경제 및 무역 관련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기에 가능했다.
두바이에서는 모든 기업인이 자유롭게 기업을 설립하고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다. 물론 외국인 투자자는 세제 해택을 받는다. 이 결과 주변 국가에 있던 기업의 본사가 두바이로 이전하고 투자 유치가 크게 늘었다. 버려진 사막의 땅이었던 두바이는 전 세계인이 공존하는 ‘국경 없는 경제도시’ ‘빛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제주는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설립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국제자유도시로 조성되는 중이다. 사람 상품 자본 이동이 자유롭고 진정한 기업 활동의 편의가 최대한 보장되는 동북아 중심도시를 지향한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JDC는 5년간 활발한 투자 유치 활동을 펼쳤다. 올 하반기에는 세계적 항구를 꿈꾸는 서귀포 미항, 휴양형 주거단지,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기업의 경연장이 될 첨단과학기술단지 등에서 가시적인 사업성과가 나온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가 성공하려면 두바이와 같이 다각적 노력을 통해 지속적인 투자 유치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그중에서도 해외 투자 유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해외 투자 유치는 거창한 계획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현재 제주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 선진 국제자유도시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투자 유치는 국내외 투자자를 설득해 제주에 투자하도록 권유하는 활동으로 인식됐다. 앞으로는 ‘제주국제자유도시’라는 한국 유일, 최초의 신상품을 기획 개발하고 적절한 홍보를 통해 판매한 뒤에 사후 관리(after service)까지 책임지는 마케팅 행위 일체로 파악해야 한다. 즉 투자자에게 단순히 감동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태평양을 향해 가슴과 손을 벌리고 열린 마음으로 투자자를 대하지 않으면 투자 유치가 안 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민부터 제주국제자유도시 및 투자 유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일부 관료나 엘리트에 의해 추진되고 제주도민의 잔치로 끝나는 계획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부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한 징검다리이자 국가 발전 전략의 하나다. 제주도민과 국민, 정부의 의지가 삼위일체로 맞물려 돌아갈 때 대한민국의 미래 청사진인 동북아 중심국가가 진정으로 실현된다.
김경택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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