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미국 연방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BBK 전 대표 김경준 씨가 2일 한국 송환을 피하기 위해 냈던 인신보호 청원 항소심을 취하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김 씨가 항소심을 취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김 씨가 자진 입국을 원하면 곧바로 한국에 들어올 수 있으며, 자진 입국을 하지 않을 경우 두 달 내 국무부가 한국에 범죄인 인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01년 주가 조작 등의 혐의가 드러나자 미국으로 도주한 뒤 한국으로의 송환이 결정됐지만 이를 거부하고 인신보호 청원을 미국 법원에 내 항소심이 진행 중이었다.
김 씨의 법률 대리인인 심원섭 변호사는 8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대선 이전에 확실히 귀국해 사기꾼으로 매도돼 온 억울함을 풀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그동안 인신보호 청원 항소심을 취하하지 않아 귀국 의사가 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주가 조작의 피해자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무거운 처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씨가 이를 감수하고 귀국할지 의문”이라며 “한국에 돌아올 경우 김 씨가 작문(作文)을 하며 이 후보에 대해 정치적으로 음해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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