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now,bring your sketchbook.”
원어민 교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15명의 아이들이 사물함으로 몰려가 스케치북을 꺼내 왔다.
선생님을 멀뚱멀뚱 쳐다보는 것 같던 아이들이 사실은 영어를 다 알아듣고 있었던 것이다.
전교생에게 ‘이머전 프로그램(IP·Immersion Program·일반 교과목을 외국어로 가르치는 영어 몰입 학습법)’ 수업을 하는 이 학교에서 영어는 너무나 친근하다.
사립초등학교는 영어교육이나 예체능 분야가 특성화돼 있고 교육과정이 다양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서울 계성은 9 대 1,이화여대부속과 영훈은 7 대 1,화랑과 동산은 4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에 75개교… 영어-예체능 특성화교육으로 인기
# 언제 뽑나= 사립초등학교는 전국에 75개교가 있다. 2008학년도 신입생 모집 대상은 2001년 3월 1일부터 2002년 2월 말까지 출생한 아동이다. 조기 입학은 받지 않는다.
대부분 11월 중순 입학설명회를 한다. 12월 3∼7일 원서접수를 거쳐 12월 10일 오전 10시(남학생)와 오후 2시(여학생)에 동시에 추첨을 실시한다. 여러 학교에 복수 지원할 수 없다. 추첨 당일에는 자녀를 데리고 학교 추첨장에 나가 본인임을 확인받아야 한다. 입학원서 전형료는 3만 원.
# 학비 얼마나 되나= 학비는 학교의 교수·학습 방법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수업료와 스쿨버스비 급식비 특기적성교육비 등 기본 비용이 연간 460만∼850만 원 이다.
수업료는 분기별로 △화랑 85만 원 △경희 경기 90만 원 △예일 97만 원 △한양대학부속 99만 원 △이화여대부속 111만 원 △홍익대학부속 113만 원 △리라 128만 원 △계성 150만 원 △영훈 168만 원 등 이다. 여기에 스쿨버스비와 급식비는 매월 5만∼7만 원, 특기적성교육비 월 4만∼10만 원 든다.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외국어나 악기, 스포츠와 관련된 교육의 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면 경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어떤 장점 있나= 국내 최초로 IP 교육을 시작한 영훈초등학교는 영어교육을 특성화했다. 한 학년이 4개 반이며 학급당 36명 정도 된다. 반마다 한국인 교사와 원어민 교사를 배치해 두 교사가 교육과정을 가르친다. 별도로 영어시간이 있는 게 아니고 과학 사회 등은 주당 15간 영어로 수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게 된다.
화랑초등학교는 올해 새로 건립한 200여 평 규모의 ‘잉글리시 에듀센터(english edu-center)’가 자랑거리다. 이곳은 11개 방으로 구성돼 각각 공항, 레스토랑, 출입국 사무소, 홈스테이 등의 상황을 체험할 수 있다.
홍익대부속초등학교는 아이스하키부를 운영하고 영어 시간에는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영어교사, 담임교사 등 3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진행한다.
경복초등학교는 미국 교과서로 수업하는 ‘유학 예비교육반’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서초구 반포동으로 이전해 강남지역의 유일한 사립인 계성초등학교는 시설과 인성교육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다.
전국사립초등학교장회 최진해(서울 화랑초등학교 교장) 회장은 “아이의 성격과 학교의 분위기가 맞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부모의 경제력과 스쿨버스 노선, 학교장의 교육철학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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