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할리우드는 실력만 통해요”

  • 입력 2007년 10월 10일 03시 02분


“미국 영화 산업의 인종적 편견에 전환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 저를 ‘아시아인’이라는 선입견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배우로서 평가하죠.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 존 조를 9일 부산에서 만났다.

존 조는 한국보다 할리우드에서 더 이름이 알려진 배우다. ‘아메리칸 파이’ ‘인 굿 컴퍼니’에 출연했고 2004년 ‘해롤드와 쿠마’에서는 주인공 해롤드 역을 맡아 주연급으로 발돋움했다. 작년 미국 ‘피플’지가 선정한 ‘올해의 가장 섹시한 남성’에, 2004년에는 ‘매력남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CJ엔터테인먼트의 첫 미국 진출 작품인 한미 합작영화 ‘웨스트 32번가’를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미국 뉴욕의 한인 타운에서 한국계 변호사 준 김(존 조)이 한인 범죄조직이 관련된 살인사건을 조사하면서 갱스터 마이크(김준성)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로 11월 국내에서 개봉한다. 한인 범죄조직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한인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까 봐 걱정도 했다고. 그러나 그는 “스토리에 꼭 필요한 설정이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는 감독(마이클 강)부터 배우(그레이스 박, 제인 김)까지 많은 한국계 인사가 참여했다.

그는 다니엘 대 김, 샌드라 오, 마거릿 조 등 다른 한국계 배우들과 친하게 지낸다며 “이민 1세대의 자녀들이 이렇게 많이 배우로 성장한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6세 때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랐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프로이트가 말했나? 7세 때 벌써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결정이 난대요. 그 7년 중 6년을 한국에서 보냈어요. 한국에서의 기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는 밀란 쿤데라를 좋아하는 작가로 꼽았으며 일본 작가의 소설을 추천하는 등 문학도다운 면모를 보여 주었다.

부산=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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