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인천 앞바다에 설치된 군사 보호용 철책 철거를 위한 작업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5일 북한에서 흘러나온 임진강, 섬진강과 만나는 한강 하류(경기 김포시)에서 철책을 대신해 한강을 지킬 보안시스템 시연회가 열렸다.
영국대사관 후원으로 군부대, 경기 김포시, 보안장비 업체 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중 감시용 첨단장비의 성능을 점검하는 행사였다.
‘서버러스’라는 보안장비가 수중 50m, 반경 1200m까지 음파를 탐지해 수중 침투를 감시하는 성능을 시험했다. 이 장비는 최근 영국에서 개발돼 유럽의 나토 국가와 미국의 항만 방어용으로 선정됐다는 것.
군부대 측은 국방과학연구소에 의뢰해 성능 시험을 거친 뒤 합동참모본부에 철책 대체용 보안장비를 도입해 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해안 주변의 지상과 수면 위를 감시하는 보안장비는 이미 가동 중이지만 수중 감시장비는 국내에서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군부대 측은 밝혔다.
수중 감시장비가 선정되면 김포시와 고양시 지역에 설치된 철책 중 23km가 처음으로 철거될 예정이다. 철거 작업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포시는 1단계로 10.6km가 철거된 이후 나머지 60km도 단계적으로 제거해 줄 것을 건의할 방침이다.
한강 철책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연대장인 김모 대령은 “수중 침투를 완벽히 감시할 수 있는 보안장비가 선정되면 철책 철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앞바다 경관을 해치고 있는 Y자형 가시 철책 철거 작업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총연장 63.5km의 철책 가운데 송도신도시, 월미도, 남항 등 도심 구간 17.5km는 이미 철거된 상태다. 관할 군부대는 항만, 발전소 일대를 제외한 29.2km의 철책도 단계적으로 철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인천시 김영화 연안도서관리팀장은 “해안선을 따라 도시개발(경제자유구역)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철책이 자연스럽게 철거되고 첨단장비로 대체되고 있다”며 “철책 대체장비 도입을 위해 그동안 시비 660억 원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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