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신 씨의 화려한 패션이 아닌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손수건과 책 한 권이 눈길을 끌었다.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신 씨가 구치소로 향하는 길에 택한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영원한 자유’라는 책이었다.
‘영원한 자유’는 성철 스님의 법어집으로 영원한 자유를 누리는 삶에 대한 성철 스님의 설법이 담겨 있다.
신 씨의 법률대리인인 박종록 변호사는 이날 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리는 신 씨에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참된 자유는 장소가 아닌 마음에 달려 있다”며 이 책을 권했다.
하지만 신 씨는 구속 수감이 결정되자 끝내 눈물을 보였다. 신 씨는 실질심사에서 최후 진술을 하면서도 “잘못된 판단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눈물을 쏟았다.
신 씨의 변호를 맡아 한 달가량 곁에서 지켜본 박 변호사는 “아주 자존심이 세고 의지가 강한 아가씨”라고 신 씨를 평했다.
서울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된 신 씨는 2인용 방에 수감된 반면 변양균(58)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5m²(약 1.5평) 크기의 독방에 수감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신 씨가 급작스러운 심경 변화로 돌발 행동을 할 우려가 있어 교통법규 위반 사범을 신 씨와 함께 수감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신 씨는 12일 아침과 점심에 제공된 관식을 3분의 1 정도만 먹었고, 변 전 실장은 아침엔 관식을 안 먹고 죽만 한 그릇 먹었으며 점심에도 죽만 반 그릇 먹었다.
구치소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별 탈 없이 수감 첫날을 맞았다”며 “변 전 실장이 신 씨보다 침울해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신정아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특별수사본부는 12일 변 전 실장과 신 씨를 불러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특별사면 되도록 신 씨가 변 전 실장에게 청탁했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신 씨가 김 전 회장의 부인인 성곡미술관 박문순 관장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고 변 전 실장에게 김 전 회장의 특별사면을 청탁한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