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균관대
성균관대는 기존의 문제 유형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몇 년간의 문제를 보면 보통 4개 정도의 문제를 주고 하나의 주제와 관련해서 ‘제시문 이해, 논증, 현실 분석’ 혹은 ‘제시문 이해, 논증, 해결 방안’ 등의 단계를 밟아가는 분절형 문제를 출제해온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모의고사 문제 역시 이런 유형입니다.
이는 다른 대학의 모의고사문제 유형과 유사한 것인데요, 그러고 보면 성균관대가 논술 유형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성균관대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런 유형의 문제를 출제했으니까요.
성균관대의 제시문의 난이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신문기사를 제시문으로 주는 경우도 있지만 흔하지는 않았고, 고전이나 학술논문에 가까운 제시문이 많았습니다. 생물학이나 유전공학 등 자연과학 제시문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인문계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더 높아질 것입니다. 또 제시문으로 통계나 도표 자료를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2∼4개의 복수로 나온 경우도 꽤 많았지요. 게다가 텍스트 제시문과 통계나 도표를 연결해서 이해할 능력이 있는지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성균관대는 제시문을 요약할 것을 자주 묻습니다. 하나의 제시문이 아닌, 2∼4개의 제시문을 요약하라고 요구합니다. 특징적인 것은 각 제시문을 별도로 요약하기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4개의 제시문을 준 다음 주장이 유사한 2개씩의 제시문을 엮어 요약하라는 문제도 있다는 점입니다.
성균관대는 원고지가 아닌 B4 용지 크기의 답안지를 주고 문제별 분량 제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의논술의 유의사항으로 ‘답안분량을 제한하지 않으나 일반적인 답안 분량은 문제당 500∼600자 내외’라고 언급한 점에 유의해야 겠습니다. 그러니까 총글자 수가 2000∼2500자가 되게끔 쓰면 무난하겠습니다. 그리고 문제별로 글자수의 편차가 너무 크지 않도록 할 필요도 있습니다. 시험 시간은 150분입니다.
○ 한양대
한양대는 2008학년도 모의고사 문제를 세 번에 걸쳐 발표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 세 문제의 유형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대학에서 그만큼 많은 고심을 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문제는 실제로 논술이 어떤 유형으로 출제될지 속단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가장 최근의 모의고사 문제를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아래 논제 해설에서 다루는 문제가 바로 이 문제입니다.)
앞에서 성균관대의 제시문의 난이도가 꽤 높은 편이라고 했지요. 성균관대에 비해 한양대의 제시문은 비교적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사실 성균관대의 몇몇 제시문은 학생들이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양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기출문제를 보면, 대체로 학생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제시문이 나옵니다. 또 성균관대와 달리, 한양대는 통계나 그래프를 별로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대학들이 이런 자료를 넣으려 애쓰는 모습과는 대조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양대가 통계나 도표를 내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특기할 점은 그림이 나온 경우가 더러 있다는 점입니다. 뒤샹의 ‘샘’과 같은 미술작품이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그림 등이 그 예입니다. 텍스트, 통계, 도표와 마찬가지로 그림 역시 분석의 대상입니다. 가령, 그림 속의 인물이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왜 그런지 등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 번의 모의 문제 중 자연과학 지문이 두 번에 걸쳐 두 개 출제된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총글자 수는 2000자 내외이고, 문제 수는 3∼5개입니다. 문제당 글 분량은 짧으면 300자, 길면 1000자까지 쓸 수 있습니다. 시험 시간은 180분. 다른 대학의 경우 보통 글 분량이 2000자 내외라면 시험 시간이 길어야 150분입니다. 한양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시간을 여유 있게 주는 편입니다.
이 현 스카이에듀 대표
▶easynonsul.com 및 스카이에듀 홈페이지 (www.skyedu.com)에 풀이 및 동영상 해설
성균관대 2008학년도 모의논술 문제 함께 공부해 보세요
(모의고사 문제는 성균관대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성균관대 문제는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주제로 하여 네 개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경향 분석에서 설명했듯 기존의 성균관대 논술 유형을 그대로 유지한 것입니다. 세 개의 제시문과 두 개의 자료를 주고 있는데요, 제시문의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하지만 비교적 분량이 짧고, 도표로 제시된 <자료 2>는 읽기가 쉬워 기출 문제에 비해 전체적인 난이도는 다소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 1]
제시문을 요약하는 문제입니다. 요약 문제는 정확한 독해 능력을 묻는 것이므로 각 제시문의 핵심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드러내야 합니다. 그리고 핵심적인 내용들이 여러 문장에 흩어져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제시문에서 문장 몇 개를 적당히 뽑아서 연결하겠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좋은 요약 만들기에 실패합니다. 흩어진 핵심 개념들을 엮어서 자신의 문장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제시문 1>의 요약은 ‘존재했던 그대로의 과거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서의 역사’, ‘주관적 관점이나 사회적 제약에 대한 통제’가 반드시 언급되어야 하고, <제시문 2>는 ‘수많은 과거 사실들을 취사선택하고 정리 배열하는 과정에서 역사가의 주관과 현재의 관점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시문 3>의 경우 역사는 우리의 정체성을 밝혀 주는 집단적 기억인데, 그 기억이 지배집단에 의해 만들어지고 주입된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제시문 1>은 역사 서술의 객관성, <제시문 2>는 주관성, 그리고 <제시문 3>은 자의적인 왜곡 가능성에 대한 것이므로 요약하면서 이 차이가 뚜렷이 드러나야 합니다.
[문제 2]
세 제시문 중 하나를 선택해서 다른 두 견해를 비판하는 문제입니다. 실증주의적 역사 서술이 비교적 뚜렷한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시문 2>의 주장에서 나머지를 비판하는 견해를 취하면 무난할 것입니다. <제시문 1>의 실증주의적 견해에 대한 비판은, 수많은 사료 중 일부를 취사선택하는 과정에서 역사가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 되므로 손쉬워 보입니다. <제시문 3>에 대해서는 ‘역사에 주관에 개입되기 마련이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는 식의 비판이 가능합니다.
만약 <제시문 1>에서 나머지를 비판한다면 권력의 압력으로부터의 자유와 역사가의 양심만 지켜진다면 얼마든지 객관적인 역사연구가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제시문 3>의 주장을 취한다면 역사는 다양한 집단들이 자신들의 주장과 행위들을 정당화하기 위한 전쟁터이며 결국 역사는 권력을 쟁취한 승리자의 전리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전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 3]
<자료 1>은 그리 머지않은 과거인 한국 현대사의 사건들을 두고도 상이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자료 2>는 같은 한국 역사를 서술하면서도 남한과 북한이 역사적 인물 선정에 있어서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 서술에 있어서 주관의 개입이 얼마나 강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따라서 역사의 주관성을 강조하는 <제시문 2>나 <제시문 3>의 관점을 취하는 것이 무난할 것입니다.
<제시문 2>의 관점을 취한다면, <자료 1>의 ‘국사교과서 A와 B’가, 그리고 <자료 2>의 ‘남한과 북한’이 각각 고유한 정치·사회적 주장을 지니고 있으며 그 주관적 견해가 역사 서술에 그대로 반영되었다는 식으로 답안을 구성하면 되겠습니다. <제시문 3>의 관점을 취한다면 <자료 2>의 ‘남한과 북한’의 역사 서술의 차이는 남한에는 자유주의 정권이, 북한에는 사회주의 정권이 지배 권력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고, <자료 1>의 ‘국사교과서 A와 B의 차이’는 남한 사회의 지배 권력을 두고 두 사회세력이 다투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서술하면 되겠습니다.
[문제 4]
인식의 객관성 또는 상대성 문제와 관련해 역사에 대한 이해와 자연 현상에 대한 이해의 공통점 혹은 차이점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문제입니다. 자연 현상과 관련한 문제이므로 많은 인문계 학생들이 당황해 할 만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통합교과를 표방하는 최근의 논술은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영역 간의 비교를 많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점을 미리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역사에 대한 이해든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든, 각각의 대상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가설을 세운 뒤 자료 조사(역사)나 탐구 수행(과학)을 거쳐 자료를 해석해서 결론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 이해의 대상인 역사적 사건은 동일한 형태로 반복되지 않아 연구자가 직접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과거에 일어난 일을 유물이나 기록을 근거로 하여 연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구자의 주관성이 개입하게 됩니다. 또한 역사는 생각과 의도를 가진 인간들의 행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동일한 사건을 두고서도 해석이 여러 가지로 갈릴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자연 현상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므로 관찰과 실험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연구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도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볼 때 역사에 대한 이해는 주관적인 데 반해, 자연 현상에 대한 이해는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장학수 스카이에듀 논술원 연구실장
한양대 2008학년도 모의논술 문제 함께 공부해 보세요
(모의고사 문제는 한양대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한양대는 2008학년도 모의논술 문제를 세 번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다룰 문제는 세 번째로 발표한 것입니다. 제시문이 여섯 개로 다소 많은 편이며, 문제는 세 개입니다. 성균관대와 달리 문제당 글 분량이 다르고, 배점 또한 다릅니다.
[문제 1]
제시문 (가)를 참조하여 (나)를 설명하라는 것입니다. (가)는 인간 본성의 이중성에 대한 것입니다. 먼저 침팬지와 보노보를 통해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그 다음으로 인간 자체에 대해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논지는 인간에 대해 그 ‘본성’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는 (가)의 이러한 문제의식을 이어받으면서 동시에 다른 차원의 설명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자유’를 논하는 점이 그것인데요, (나)의 시각에서 보면 본성의 틀 안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가)는 일면적인 시각이 될 것입니다. 문제에서는 ‘(가)를 참조하여’라고 했으므로, 바로 이 점, 즉 (가)는 의미도 있지만 한계도 있다는 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에 기초하여 (나)는 두 가지 차원에서 인간의 책임을 논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자연, 또 하나는 역사입니다.
이상을 정리하면, 인간은 선악의 이중성을 본성으로 갖고 있지만, 또한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자연과 역사에 대해 악행을 할 수 있고, 선행을 할 수도 있으며, 이 점에서 인간의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문제 2]
제시문 (나)의 관점으로 (다)를 설명하고, (라)를 참고하여 그 보완책을 제시하라는 문제입니다. (다)는 환경 위기에 대한 시장주의적 대응 방식을 보여 줍니다. 온실가스 배출권을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면 개별 국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하게 되고, 그래서 환경문제 해결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나)의 관점에 비춰 보자면, 이것은 인간이 자연에서 이득을 취할 권리를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환경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런데, (라)의 시각에서 보면 (다)의 환경 문제 대응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라)는 기득권층 여성들이 소외계층을 위해 부의 상징인 보석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인데요, (다)에서 보여 주는 욕망의 법적·제도적 조절은 욕망의 자발적 포기를 주장하는 (라)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다)는 생산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원만을 문제삼고 있기 때문에 생산 자체에 대한 문제는 도외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점에서 다시 (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생산은 그 자체가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므로 환경 위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 자체를 절제하려는 노력, 즉 (라)와 같이 소유와 소비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논할 수 있습니다.
[문제 3]
(마)와 (바)에 나타난 두 공동체의 운영 방식을 비교하고, (바)의 ‘진정한 천국’에 대해 논술하는 문제입니다. (마)의 파이어니어 건강 센터는 아무런 규칙이나 제약, 리더도 없이 자발적으로 운영됩니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자발적 운영 방식은 처음에는 무질서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구책을 찾게 할 뿐 아니라 구성원 사이의 화합을 일궈내 결국 질서를 만들어 냅니다. (바)의 ‘천국’은 원장의 리더십에 의해 일방적으로 운영됩니다. 이곳에서는 지도자의 의지와 능력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누구도 그것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바)의 화자는 진정한 천국이란 구성원의 자율적인 선택과 변화가 전제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면서 원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 기초하여 두 공동체의 운영 방식의 차이를 설명하면 되는데요, 간단하게 정리하면 (마)의 공동체의 주체는 구성원 전체인 반면, (바)에서는 원장만이 주체이고, 원생들은 대상이라는 점입니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바)의 원장이 독재자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제 (바)의 화자의 ‘진정한 천국’에 대해 논술할 차례입니다. 화자는 진정한 천국의 조건으로서 구성원의 주체적 선택과 그에 따른 공동체의 변화 가능성을 논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양대 문제에서 가장 쓰기 어려운 논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잘못하면 아주 진부한 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논지의 방향은 복수가 될 수 있겠습니다. 먼저 화자의 주장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화자의 주장을 요약하듯이 재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풍부하게 구체화해야 할 것입니다. 화자는 구성원의 자율적 선택과 변화를 얘기하고 있지요. 문제는 (마)에 나와 있는 것처럼 그것이 무질서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과정 속의 일일 뿐, 그 과정을 통해 구성원은 혼란의 문제점과 질서의 소중함을 스스로 깨달아나갈 것입니다. 자율적 문제해결능력을 갖게 된다는 거지요. 나아가 혼란의 문제점을 경험할 때 질서의 소중함도 절실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즉 그런 경험이 공유된다면 예전의 무질서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은 적을 것입니다. 원장의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원장의 힘으로 질서가 잡혔다면 원장이 부재할 때 그 공동체는 무질서 상태로 떨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화자의 주장을 보완하는 방향의 논지도 가능합니다. 화자는 진정한 천국의 조건으로서 구성원의 주체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주체적 삶이라는 것은 사실 어렵고 고달픈 일입니다. 누구의 도움 없이 우리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주체적 삶의 조건으로서 우리 스스로 그런 상황을 견디고 이겨나갈 수 있는 내적 의지의 필요성을 서술할 수 있겠습니다.
서정광 스카이에듀 논술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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